19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5개사의 지난 4월 판매증가율이 모두 현대·기아차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이 기간 4만3669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고, 닛산(3만1662대)은 6.7%, 혼다(1만689대) 5.2%, 마쓰다(1만833대) 16.4%, 미쓰비시(7446대) 14.6%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도 4월 6만6608대를 판매해 3.8%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들 경쟁사에는 못 미쳤다. 최근 2~3년 새 나 홀로 성장을 해 온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차가 이달 들어 유럽 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19개월 만에 유럽 자동차 시장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과 맞물려, 유럽에서도 엔화가치 하락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유럽 자동차 시장은 총 108만대 규모로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으며,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1달러당 70~80엔 선이던 달러·엔 환율도 103.25엔(5월 18일)까지 치솟았다.
일본차의 본격적인 유럽 ‘엔저 공습‘은 당분간 현대·기아차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도요타·혼다 등 일본 회사들은 유럽과 함께 양대 선진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은 올 4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3~6%대 판매가 늘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2% 감소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솔린·하이브리드 엔진에 집중해 온 도요타는 디젤 엔진 위주의 유럽 시장에서 줄곧 부진했으나 최근 BMW와 손잡는 등 유럽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엔저’효과에 현재 진행 중인 日-EU FTA도 체결된다면 한국 자동차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