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사동③] "옛 문화에 이야기 입히자"

윤용철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
"추억의 장소가 아닌 역사 담아야"
"중국 유리창 같은 전철 밟으면 안돼"
  • 등록 2013-04-17 오전 8:53:22

    수정 2013-04-17 오전 9:20:20

윤용철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이 갤러리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윤갤러리).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언제부터인가 인사동엔 전통이 사라지고 추억만 난무하고 있다. 문화공간 대신 싸구려 액세서리, 화장품과 캐주얼웨어를 사는 곳쯤으로 퇴색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2~3년 안에 인사동 고유의 문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보존회를 중심으로 문화 되살리기에 주력하게 됐다.”

윤용철(57) 인사전통문화보존회(이하 보존회) 회장은 지난 주말 인사동 메인거리에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인 삼성 측과 만나 인사동 컨벤션센터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삼성화재로선 인사동의 전통경관을 훼손한다고 비난받는 호텔 건립에 대한 명분을 만들 수 있고 보존회 측으로선 자본에 밀려난 전통문화 전시회를 인사동 한복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윈윈게임이었다. 컨벤션센터가 생기면 인사동은 전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국제적 아트페어도 열 수 있다. 물론 호텔은 호텔대로 투숙객들에게 인사동의 문화를 상시 제공한다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어 좋다.

‘윤갤러리’를 운영 중인 윤 회장은 인사동 고품격 문화의 부활을 특히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인사동 같은 유리창(琉璃廠)이란 지역을 예로 들었다. 청나라시대 찬란했던 유리창이 현대에 와서 값싼 기념품만 파는 곳으로 전락하면서 이제는 그 존립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인사동이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인사동은 종로구청의 인사동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사동이 돼야 한다고 했다.

“옷과 화장품은 다른 데서도 살 수 있다. 인사동은 인사동만의 전통을 살려야 한다. 그것도 추억의 재현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을 담아야 한다. 여기에 젊음과 새로움이 더해지면 비로소 품격있는 문화가 되살아날 수 있다. 너무 국수주의적이라고 비난해도 할 수 없다.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고급화가 병행돼야 한다.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그것만이 인사동이 살아남는 길이다.”

보존회는 올해 10개 정도의 행사와 2개 위탁사업, 컨벤션센터 설치, 중국과의 문화교류를 주요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예산은 보존회 회원업체들의 회비와 분담금으로 진행된다.

▶ 관련기사 ◀ ☞ [위기의 인사동①] 전통은 뒷골목, 국적없는 관광지 우려 ☞ [위기의 인사동②] 명과 암이 교차하는 변화들 ☞ [위기의 인사동④] 관광객 막걸리 마시며 '진짜 한국'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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