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명품의 잇단 갑질, 정도 넘었다

에스티로더, 샤넬급 대우 요구하며 갤러리아63면세점 매장직원 철수
국내에 신규 면세점 늘어나면서 명품 브랜드 콧대만 높아지는 상황
수수료 인하 요구는 예사, 인테리어 비용 전액 부담 등 갑질 천태만상
  • 등록 2016-08-11 오전 7:00:00

    수정 2016-08-11 오전 7:00:0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할 테니 넘어오라는 곳이 많다며 우리에게 ‘너희는 뭘 해줄 수 있느냐’며 노골적으로 물어본다. 작년 말부터 5곳의 신규 면세점이 들어섰는데 올해 말에 4군데 더 특허를 부여한다니 명품업체들 콧대만 더 높아지게 됐다.”

동화면세점 고위 관계자는 최근 ‘루이비통 매장 철수설’과 관련해 기자에게 이같이 토로했다. 루이비통 매장 철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최근 서울지역에 신규 시내면세점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명품업체들의 요구사항이 더욱 과감해졌다는 설명이었다.

루이비통의 동화면세점 철수설뿐만이 아니다. 명품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행하고 있는 갑(甲)질이 도를 넘고 있다.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오라는 곳은 많고 입점할 수 있는 매장이 한정됐다면 공급사가 주도권을 쥐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입점수수료 인하 요구는 기본이고 계약서에도 없는 리모델링을 요구한다든가 입점 위치를 좋은 곳으로 이동해 달라든지, 멀쩡히 일하고 있는 매장판매 직원을 철수하며 면세점에 피해를 끼치는 일이 다반사다.

최근에는 미국의 명품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가 신규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63에 입점한 맥(MAC)·바비 브라운(BOBBI BROWN) 등 소속 계열 11개 브랜드의 직원들을 매장에서 빼는 일이 벌어져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에스티로더가 면세점 매장에서 30여명의 직원을 철수한 이유는 이달 입점한 샤넬 코스메틱 때문이다. 에스티로더는 갤러리아면세점63이 화장품 매대의 핵심 위치를 샤넬에 내주자 이에 버금가는 위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수수료 문제 때문은 아니다. 현재 에스티로더와 협의 중인 내용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에스티로더 측에서 퇴점 통보를 받은 게 아니어서 원만히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현재 자사 소속 직원들을 임시로 투입해 에스티로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면세점은 사실상 임대업종인 백화점과는 달리 공급사로부터 물건을 직매입해 판매, 이윤을 남기는 구조로 브랜드 파견 직원이 없이도 물건을 팔 수 있다.

하지만 에스티로더의 11개 화장품 브랜드마다 고유한 스타일과 마케팅 전략이 있고, 전문교육을 받지 못한 면세점 소속 직원들이 물건을 팔게 되면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타격을 받는 건 직접 재고를 관리하는 면세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수입품은 직매입이라 브랜드 입장에서는 사람을 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매장에서는 전문 판매직원들이 물건을 팔아야 매출이 난다. 에스티로더가 강공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글로벌 명품업체들의 갑질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에 신규 면세점 5곳이 늘어나면서 명품 브랜드를 모시기 위한 경쟁은 눈물겨울 정도다.

관세청은 연말에 대기업 3곳, 중견·중소기업 1곳 등 4곳에 신규 면세특허를 부여할 예정이다. 내년이면 서울에서만 13개의 시내면세점이 영업을 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 면세점이 13곳으로 늘어나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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