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들 시신 훼손' 父, "나도 어릴적 체벌 많이 받았다"

  • 등록 2016-01-19 오전 8:04:37

    수정 2016-01-19 오전 8:04:37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3년 넘게 집 냉장고에 보관한 아버지(34)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도 어렸을때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18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군(2012년 사망 당시 7세)의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고 다친 경우도 있었지만 병원에 간 적은 없었다”며 “아들이 숨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들을 투입해 A군 부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A군 아버지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홀어머니 아래서 과도한 ‘경제적 가장’ 역할을 요구 받으며 자란 것으로 분석했다. A군 어머니는 부모는 있지만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임 상태에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모두 방치와 방임 등의 성장기를 거친 특징이 있고,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고립된 삶을 산 것으로 분석했다.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혐의 아버지 영장실질심사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A군 부모 범행이 사이코패스적 성향 보다는 극단적인 이기적 성향, 미숙한 자녀양육 형태, 경제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A군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면 상습폭행 혐의가 드러나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며 “사체가 부패되면 냄새가 날 것 같아 냉동보관 했고 일정기간 지나면서 발각되지 않아 무뎌지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숨진 최군의 여동생(10)에게서 “자고 일어났더니 오빠가 없어졌다”는 진술을 듣고, “아들이 넘어져 다쳤는데 한 달 뒤 숨졌다”는 최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최군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는 이번 주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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