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은 지난 5일 사노피아벤티스와 총 39억 유로(약 4조8282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제품에 비해 투약 횟수를 줄인 당뇨치료제 3종에 대한 기술 이전이다. 한미약품은 계약금으로만 약 5000억원(4억 유로)을 확보했다.
이 계약은 국내 제약사가 그동안 체결한 수출 계약 규모를 단연 압도하는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지난 10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7억3000만달러 규모의 폐암신약 기술 수출 계약보다 약 6배가량 규모가 크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에도 6억90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한미약품의 수출은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체결한 수출 계약과 비교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지난 2007년 동화약품이 미국 P&G와 5억달러 규모의 골다공증치료제 기술수출을 맺었고 녹십자는 2010년 미국 ASD헬스케어와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과 ‘그린진에프’의 수출 양해각서를 맺은 바 있다.
두 건 계약 모두 상업화 이후 예상 매출까지 포함한 금액을 계약 규모로 산정했다. 계약금과 개발 단계에 따른 단계별 기술수출료(마일스톤)은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두 건의 계약 모두 현재는 해지된 상태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규모는 상업화까지 성공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는 점에서 고순도를 자랑한다. 상업화 이후 받기로 한 매출액의 10% 이상의 러닝 로열티 역시 좋은 조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굵직한 기술 이전 계약과 비교해도 한미약품의 계약은 최대 규모에 버금간다.
한미약품의 사노피와의 총 계약 규모 4조8282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이 의약품 3종에 대한 기술이전이라는 것을 감안해 품목당 계약규모를 1조6094억원로 계산해도 2013년 글로벌 기술 계약 중 전체 4위에 해당한다.
계약금만 따지면 한미약품은 2위권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이번에 확보한 5000억원의 계약금은 2013년 당시 바이오젠(Biogen)이 엘란(Elan)에 기술을 넘기면서 받은 32억5000만달러(약 3조575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아스트라제네카-피브로젠(3억5000만달러), 릴리-화이자(2억달러)의 계약금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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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노피는 인슐린 란투스 특허 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진입에 따라 매출 감소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규 당뇨 R&D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당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란투스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길리어드나 암젠과 같은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단장은 “한미약품의 기술 이전 계약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형 기술이전과 비교해도 규모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이다. 계약 상대방이 한미약품의 신약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했으며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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