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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제품이지만 차별화된 매운맛을 과감하게 채택, 불황 속에 급격히 늘어나는 매운맛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한 게 먹혀들었다. 제품력과 기획이 맞아떨어지자, 비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싼 가격만으로는 소비자 선택 못 받아
불과 4~5년전 까지만 해도 “PB제품은 무조건 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과거 PB제품이 기존 브랜드의 인기제품을 따라하면서 가격은 20~50% 가량 싸게 내놓는 ‘미투(me too) 전략’으로 일관한 탓이 크다.
이마트가 1997년 국내 대형마트 중에서는 처음으로 제품을 선보인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대형마트의 PB제품은 기존 브랜드 제품에 유통업체 로고를 붙이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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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석 이마트 브랜드전략팀 팀장은 “과거의 PL(이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은 단순히 가격메리트로 승부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객들의 가치 소비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고품질 PL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면서 PL 상품도 차별화된 품질을 갖추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가치 소비 중시..PB상품의 고급화 추세 이어질 것
이에 따라 프리미엄 PB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형마트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먼저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프리미엄급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PEACOCK)’를 새롭게 론칭했다. 피코크는 국내산,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고급 식품 브랜드 콘셉트로 가격은 기존 브랜드 제품에 비해 평균 1. 5~2배 가량 비싸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PB 상품의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올해 안으로 프리미엄급 PB 상품 매출 구성비를 최소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통 선진국인 미국, 영국 등의 사례를 봤을 때 국내 프리미엄 PB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PB 컨설팅 업체인 미국 데이몬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PB 구매 요인을 가격, 품질, 디자인의 3요소로 분석했을 때, 2008년에는 가격이 47%로 가장 높았으나, 2013년에는 품질이 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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