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 대기업 42개, 은행 관리 받는다

현대·한라 등 13개 대기업 새로 편입..대한전선 제외
내달 말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신규편입社 면밀 점검"
  • 등록 2014-04-06 오후 12:00:00

    수정 2014-04-06 오후 12:00:00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올해부터 한국의 대표 대기업 대부분이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된다. 기존에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여신상황 등의 기업정보를 주채권은행과 공유했던 현대자동차(005380)와 삼성, SK(003600), 현대중공업(009540), LG(003550) 등 30개 대기업에 더해 올해부터 13개 대기업이 주채무계열로 새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한라·현대 등 13개 새로 포함..대한전선 제외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라(014790)와 SPP조선, 현대, 한국타이어(161390), 아주산업, 이랜드, 대성, 한솔, 풍산(103140), 하이트진로(000080), 부영, 현대산업(012630)개발, STX조선해양(067250) 등 13개 대기업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새로 지정돼 채권단 관리를 받는다. 이들을 관리하는 주채권은행은 산업·우리·하나·신한·국민·외환 등 6개 은행이다.

지난해 선정된 주채무계열 30개에 포함됐던 대한전선(001440)이 출자전환 등으로 빠지고 13개 대기업이 새로 편입되면서 주채무계열 수가 42개가 됐다. 이번에 포함된 STX조선은 STX그룹이 해체되면서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게 됐다. 주채무계열은 2009년 45개 이후 계속 감소하다가 올해 편입대상을 확대하면서 대폭 증가했다.

올해 주채무계열 대기업이 확대된 것은 금융당국이 주채무계열의 편입 기준을 금융권 신용공여액 비중 0.1% 이상에서 0.075% 이상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동양계열 등 일부 대기업이 은행 빚을 줄이는 대신 회사채 등을 대거 발행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가 부실화되는 문제점이 나타난데 따른 조치다.

이에 금융당국은 주채무계열 기준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지난 2월 은행업 감독규정을 바꿨다. 실제 이번에 편입된 13개 대기업은 대부분 2009년 이후 주채무계열에서 빠져 있던 대기업들이다. 바뀐 규정에 따라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이된 신용공여액은 1조 2251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지난해(1조 6152억원)에 비해 3901억원(24.2%) 감소한 규모다.

◇주채무계열 신용공여액 282조원..전년比 22.2조원 증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과 보험사, 여신금융전문회사, 종합금융회사 등 금융기관의 총신용공여액은 1697조원으로 전년 1633조 4000억원에 비해 3.9% 증가했다. 39조 7000억원(2.7%)이 늘어난 국내은행과 21조 1000억원(29.6%) 증가한 여전사의 증가폭이 컸다.

이 가운데 42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282조 2000억원으로 전년(260조원)에 비해 22조 2000억원 늘었다. 이는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액의 16.6%에 달하는 규모다. 주채무계열의 비중은 지난해 15.9%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29조 1000억원)와 삼성(28조 5000억원), SK(20조원), 현대중공업(17조 7000억원), LG(17조 4000억원) 등 상위 5대 대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112조 7000억원으로 전년 111조 8000억원에 비해 9000억원 증가했다.

순위는 STX가 지난해 14위에서 30위로 바뀌면서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세아의 경우 30위에서 34위로 낮아졌다. 신규로 편입된 대기업 중에서는 STX조선해양이 20위로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았고, 한라(29위), SPP조선(31위), 현대(32위), 한국타이어(33위) 순으로 나타났다.

42개 주채무계열의 3월말 현재 소속계열회사 수는 4186개로 전년(30개, 3487개)에 비해 699개 증가했다.

◇이번달 재무구조평가..내달말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주채권은행들은 이번달 말까지 각 대기업에 대해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새로 편입된 13개 대기업과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한 대기업에 대해서는 재무현황 등을 면밀히 분석해 부실 우려가 큰 대기업을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말에는 부실 우려가 큰 기업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는다.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은 아니지만 재무 사정이 악화할 우려가 큰 대기업의 경우 ‘관리대상계열’로 선정해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6개 주채권은행의 평가 담당 부서장회의를 소집해 정확한 재무구조평가와 담당 기업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홍재필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 팀장은 “대기업계열의 거액 신용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또 최근 일부 계열의 부실화 우려와 급격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인한 시장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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