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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가 이번 주말 예정된 회의를 늦추기로 하면서 회원국들이 추가 감산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당초 OPEC+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회의에서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7달러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추가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우디는 미래 도시인 네옴시티를 건설하고 유명 축구·골프선수들에게 자금을 대기 위해 배럴당 100달러에 달하는 유가가 필요하다.
이에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하루 평균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하고, 나머지 산유국들도 최대 일평균 100만배럴 추가 감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OPEC+간 감산 협의가 원만하지 않은 분위기다. 사우디는 다른 산유국들의 감산량에 불만을 표시한 뒤 감산 논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회의가 연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선임 부사장은 “이번 회의 연기는 OPEC+ 내에서 감산 합의에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회원국들은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생산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일시 휴전도 회의 연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25일까지 휴전하기로 했는데, 휴전이 끝나는 시점에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전쟁 비난에 대한 메시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교전이 다시 재개될 때 감산을 발표할 경우 적어도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해온 백악관에 비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