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발언이 북한 지도부를 달래려는 의도적 차원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한·미 군사훈련에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그에게 동조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조속히 핵협상을 추진하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전날 백악관 출입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워게임(war games)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도 그의 생각의 단면을 읽게 된다. 이미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낸 바 있다.
북한이 대놓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것도 이런 상황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제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이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지난 6일에 이어 나흘 만의 도발로, 올 들어 벌써 7번째다. 북한은 여기서 더 나아가 청와대를 직접 거명하며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한가하게 대화 필요성만 늘어놓고 있다. 이젠 정말로 국민들 스스로 죽창으로라도 무장해야 할 때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