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떠받치는 연기금, 실적개선 대형주 사들였다

17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수…6772억원 사들여
삼성전자 중심 3분기 호실적 대형주 대거 매수
  • 등록 2015-11-29 오전 10:20:00

    수정 2015-11-29 오전 10:20:0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기관장세의 중심에는 연기금이 있다. 연기금은 실적이 양호한 대형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코스피지수 방어에 나서고 있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지난 16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기금은 17일부터 9일째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이 기간동안 연기금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6772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가 1조3086억원이었던 점을 볼 때 연기금이 이 중 절반 이상을 책임진 셈이다.

이 기간동안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은 대형주, 그 중에서도 실적이 좋거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005930)는 11월 한 달간 연기금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이었다. 약 1226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우(005935)선주도 205억원 가량 사들였다. 3분기 호실적 이후 적극적 주주친화정책에 따른 주가 추가 상승 기대감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다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도 연기금의 러브콜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에는 942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LG생활건강도 169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호텔신라(008770)도 39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순매수 상위 9위에 올랐다.

11월 한 달동안에만 약 60% 수직상승하면서 코스피 가장 뜨거운 종목이었던 한미약품(128940)도 연기금 쇼핑 리스트 상위권에 위치했다. 한달간 총 714억원을 사들였다. 3분기 실적이 좋았던 종목도 중점적으로 쇼핑 리스트에 올랐다. LG화학(051910), 한화케미칼(009830), SK이노베이션(096770), 오리온(001800) 등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은 올 3분기 전년비 52.8% 급증한 546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한화케미칼도 전년비 467.2% 급증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비 644% 증가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시장전략팀장은 “연기금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바스켓으로 담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의 경우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이며, 실적이 좋은 대형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듯 하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도 관심을 받았다. 엔씨소프트(036570)(673억원), LG전자(066570)(586억원)를 비롯해 현대차(005380)(208억원), 현대글로비스(086280)(204억원), 현대모비스(012330)(497억원) 등 현대차그룹주가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포스코(005490)(230억원), 두산중공업(034020)(232억원), SK하이닉스(000660)(385억원) 등에도 연기금의 투자금이 몰렸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연기금이 최근 운용사를 선정해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정된 운용사들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성장형과 가치형 등 스타일별로 자금 집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연기금의 매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보통 저가에 매수하는 전략을 활용한다”며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낮고, 연기금의 자금 여력도 어느 정도 남아있다고 보이는만큼 대형주 중심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12월은 통상 연기금이 자금을 집행하는 달이다”라며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항상 목표치보다 낮았던만큼 연말에 이를 채우려는 수요와 배당 시즌을 노린 자금 집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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