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X파일]②'닮은꼴' 야구철학과 경영철학

'상생경영' LG, 학원야구부 창단지원
'인재가 미래' 두산, 2군 연습장 첫 개장
  • 등록 2015-05-01 오전 7:00:01

    수정 2015-05-01 오전 7:00:01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국내 최초의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출범해 올해로 34주년을 맞았다. 당시 전두환 정부가 재계의 참여를 독려한 결과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프로야구 출범에 대거 참여했다.

현재 10개 프로야구 구단 중 삼성, 기아, SK, LG, 롯데, 한화, KT, 두산 등 8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재계 순위 20위권 내 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프로야구는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30여년 간 고락을 함께 하며 수많은 에피소드가 쌓이다보니 프로야구 구단은 점차 모그룹의 일부가 돼 가고 있다. 이제 그룹 오너들은 프로야구 구단 운영을 스포츠 지원 활동의 일환으로만 여기지 않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홍보하거나 기업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시즌이 한창이던 5월, 심근경색으로 병석에 누워있던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터뜨리는 순간 일시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직접 삼성 라이온즈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야구 사랑을 짐작할 수 있는 일화다. 이 회장은 평소 야구를 골프, 럭비와 함께 삼성의 3대 스포츠로 꼽았다.

이 회장은 “야구에서 스타플레이어(인재)의 중요성과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포수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삼성라이온즈는 2011~2014 시즌 4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을 누르고 세계 정상에 등극한 시점과 겹치면서 ‘삼성 불패(不敗)’ 인식을 심는 데 크게 공헌했다. 와병 중인 이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으며 야구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소통을 배우다’라는 제목의 사내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했다.

‘야구광’으로 유명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위부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각사 제공
LG트윈스 구단주인 구본준 LG전자(066570) 부회장도 ‘야구광’으로 유명하다. 야구 명문인 경남중 출신으로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과 사회인 야구팀 선수로 활동 중이다. 구 부회장의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현재 KBO 총재를 맡고 있다.

구 부회장은 국내 여자야구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구 회장은 KBO 총재를 역임하면서 초·중·고등학교 학원 야구부 창단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LG(003550)가 강조하는 ‘상생경영’과 맥이 닿아있다. 사업이나 스포츠나 기초 토양이 건강해져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LG 오너 일가의 일관된 인식이다. 실제로 LG는 보유 중인 특허를 중소기업에 무상 공개할 정도로 상생에 힘을 쏟고 있다.

야구 사랑이라면 두산(000150) 오너 일가도 빠지지 않는다. 두산 회장들은 박용곤 전 회장 시절부터 두산 베어스의 전지훈련장을 찾아 격려하는 것을 전통처럼 이어오고 있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야구장을 방문해도 VIP석 대신 일반석을 애용할 정도로 진정 야구를 즐길 줄 하는 팬이다. 두산 베어스는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 국내 최초로 경기도 이천에 2군 전용 연습구장을 개장하는 등 인재 양성에 주력해 왔다. 이는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두산의 인재 경영과 맞닿아 있다.

박용만 회장의 조카이자 두산건설(011160)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 회장은 “야구를 보면서 기업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얻으려고 노력한다”며 “야구와 기업은 팀플레이가 중요하고 통계 등을 활용한 과학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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