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의 직원 만족도는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잡플레닛의 조사에 참여한 우아한형제들 직원 73% 이상이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도 우리 회사 입사를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우아한형제들은 IT 기업이다. 야근도 잦다. 하지만 직원들은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우아한형제들에 다니고 있는 한 직원은 잡플래닛에 이렇게 썼다. “IT 업계치고 야근 없는 회사가 있을까. 그래도 매우 만족한다.” 힘든 야근도 즐거움으로 탈바꿈시켜준 마법같은 일이 이곳에서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침간식 당번은 제비뽑기로..“사장님은 아직 운 좋게 안걸렸어요”
성호경 배달의민족 홍보팀장은 “사장님은 운이 좋아서 아직 한번도 안걸렸는데, 임원들은 벌써 여러번 걸려서 직원들 간식을 챙기곤 했다”고 웃었다.
직원들의 도서 구입비는 회사가 무제한으로 지원한다. 독서광인 김 대표가 ‘책은 원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철학에 따라 만든 제도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뜻의 ‘지만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본인과 배우자, 부모, 자녀의 생일에는 일찍 퇴근하는 제도다. 직원들은 ‘지만가’를 ‘지만 먼저 간다’라는 뜻에서 만든 이름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직장인 스트레스 ‘심각’ 수준..“좋은 기업문화 없으면 좋은 인재 확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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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연봉’을 꼽은 직장인은 26.2%로 오히려 뒤였다. ‘비전과 전망’(19.3%), ‘회사 안정성’(16.3%), ‘인간관계’(4.3%), 기타(1%) 등의 답도 있었다.
‘직장생활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순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일이 적성에 안 맞거나 재미가 없을 때’가 28.5%로 가장 높았다. 연봉이 작다거나(20%) 하는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업문화가 직장인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천시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인천 지역 4개 기업의 30~50대 직장인 25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6%는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우울증·불면증 등 정신적 질환이나 두통·소화불량·탈모 등 신체적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12.3%는 화를 참지 못하거나 판단 장애를 일으키는 등 인지적·행동적 장애가 심각해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6.6%는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드라마 ‘미생’이 올해 유독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직장 생활이 그만큼 팍팍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기업들의 기업문화에 좀더 신경을 쓰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절감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