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개막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은 2000여만원을 들여 검색장비와 인력·사물함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논란이 될 만한 입장 절차다. 제작사 해븐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 등을 이용한 도둑촬영을 막고 배우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검색"이라고 밝혔다.
제목은 '사춘기'라는 뜻이다.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성적 욕구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학업·임신·낙태·자살·동성애 같은 사춘기의 고민과 방황을 도발적인 노랫말과 격렬한 춤으로 표현한다. "아, 엿 같은 인생~"으로 흐르는 〈더 비치 오브 리빙(The Bitch of Living)〉 등 삽입곡들은 고통스러운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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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토니상 작품상을 차지한 수작이지만, 제작사는 공연권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부터 고민에 빠졌다. 여주인공 벤들라의 상반신 노출, 남주인공 멜키어의 엉덩이 노출 등 농도 짙은 성애(性愛) 장면들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관람 중 몰래 촬영한 몇몇 장면이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김무열·조정석·김유영 등이 출연하는 한국 공연에서 성애 장면의 연출은 미국에서와 같다. 김유영의 계약서에는 이 부분에 대한 배우 보호를 제작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는 "미국은 땅덩이가 넓고 배우가 바뀔 때마다 궁금해하는 관객들이 있어 도둑 촬영한 영상이 유통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한두 명 잡자고 전부 검색한다면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븐은 "널리 공지하고 검색 방식을 부드럽게 해서 거부감을 되도록 줄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30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02)744-4011
관객 66% "검색대 통과,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어"
공연장에 입장할 때 검색대를 통과해야 할 경우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다'(66%)는 관객이 많았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22~28일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도둑촬영을 막기 위한 검색절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18%),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심하다'(16%) 같은 부정적인 답은 34%로 나타났다.
▲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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