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박원순 시장에게 독서의 의미를 묻자 안중근 의사의 말씀을 빌린 답변이 돌아왔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型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얘기다. 박 시장이 지금까지 펴낸 책이 공동저서를 포함해서 50여 권이다.
박 시장은 지난 24일 도올 김용옥 선생과 대담집 ‘국가를 말하다’를 출간하고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많은 글을 썼지만, 그는 글을 쓴다는 것을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했다. 독서와 글쓰기는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처럼 독서 없는 글쓰기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권리를 위한 투쟁(루돌프 폰 예링)=박 시장은 주변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을 꼽으라고 하면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든다. 박 시장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감옥에 수감돼 있을 때 읽은 책이다. 박 시장은 ‘내 인생을 가로질렀던 책’이라고 소개한다. 앞으로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짐하게 되는 인생의 항로에 나침반이 돼주었다고 한다.
박 시장은 ‘투쟁 혹은 참여 없이 권리는 생겨날 수가 없다’는 책 속의 문구에 이끌려 훗날 고시공부를 시작,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정본 백범일지’=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작년 열화당 출판사가 3년에 걸친 작업 끝에 펴 낸 책이다. 박시장은 가장 아끼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열화당은 백범일지 원본을 최대한 훼손 없이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책값이 적혀 있지 않다.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김구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차원이다. 표지는 김구 선생의 두루마기처럼 희고 단순하다. 두개의 판본으로 두 권짜리인 이 책은 각각 200부만 인쇄됐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장하성 저)=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내놓은 신작 ‘왜 분노해야 하는가’는 고용·분배·임금 없는 공허한 성장을 위해 달려온 한국자본주의의 맨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서
의 옷을 입었지만 마지막 장은 스스로 고백한 대로 콕 집어 청년세대에 바치는 헌사다. 왜 불평등해졌는가? 재산의 격차보다는 ‘소득(임금)의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후 재분배를 통한 교정보다는 ‘원천적 분배’로 불평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이토록 불평등한 사회를 과연 누가 바꿀 수 있는가? 정답은 바로 ‘청년’이라고 명쾌하게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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