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감자 '마이스']④ 서울 벗어나면 '실망'…인프라 시급

마이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 필요
국내 최대 규모 고양 킨텍스
전시장 면적 세계 42위 불과
수도권 컨벤션 시설 추가 땐
지역경쟁력되레 약화 우려
  • 등록 2016-06-14 오전 6:08:00

    수정 2016-06-14 오전 7:50:19

지난 3월 방한한 중국 아오란그룹 인센티브 관광객이 서울 창덕궁을 관람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 마이스산업의 급속한 팽창은 성과와 동시에 과제를 내놨다.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마이스산업 인프라 구축의 문제점과 개선과제’에 따르면 한국의 마이스 종합경쟁력 지수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비교대상 21개국 중 18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회의 개최 건수 세계 5위의 서울의 전체 컨벤션센터 면적은 7만 1964㎡(약 2만 1770평)로 세계 20위권에 불과했다. 컨벤션센터와 호텔, 쇼핑몰 등 부대시설을 완비해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국내 유일의 시설인 사울 코엑스의 면적은 4만 7130㎡(약 1만 4260평)에 불과하다. 세계 190위다. 국내 최대 부지를 보유한 경기 고양 킨텍스도 마찬가지다. 전시면적(10만 8483㎡)은 2015년 기준 세계 42위다. 이는 독일 하노버 메세(46만 3275㎡)와 프랑크푸르트 메세(36만 6637㎡), 이탈리아 피에라 밀라노(34만 5000㎡) 등 세계 유명 전시장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 수준이다.

숙박과 교통 인프라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100명당 호텔객실 수는 0.6개로 조사대상 141개국 중 19위, 항공 인프라 경쟁력은 15위에 불과했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경제연구원의 송용주 연구원은 “컨벤션센터와 주변 관광 인프라의 융·복합화를 통한 질적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이스 행사의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간 과당경쟁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가 최근 발표한 ‘2016 국내 컨벤션센터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4곳), 인천(3곳), 고양(1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컨벤션센터는 9곳 10개. 하지만 이들 컨벤션 중 내실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디자인팀


더 큰 문제는 서울·수도권에 컨벤션 시설이 확장 또는 추가로 들어설 경우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시·컨벤션산업을 육성하고, 지자체도 관련 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꼽으면서 산업의 국제화와 대형화를 적극 추진히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수시장이 좁고,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 등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주요 전시장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응수 한국마이스협회장은 “시장을 점유하려는 경쟁과 국제행사 유치만을 위한 과도한 지원은 물적·인적 낭비가 불가피한 만큼 상생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부처 간 업무중복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이스산업 중 ‘전시’(Exhibition)만 산업통상자원부의 소관이고 나머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으로 돼 있다. 법령도 전시는 전시산업발전법이지만 컨벤션은 국제회의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을 따른다. 관련 부처를 망라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 따르는 건 이 때문이다. 심원섭 목포대 교수는 “마이스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 산업의 의견을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의지”라며 “마이스산업을 하나의 독립산업으로 만들어 표준분류체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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