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엘리엇 2라운드…소액주주·외국인에 달렸다

삼성물산 찬성표 19.8%-엘리엇은 9.9% 확보
20%대 소액주주·외국인 지지 받아야 '합병성사'
  • 등록 2015-07-03 오전 8:09:08

    수정 2015-07-03 오전 8:25:07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삼성물산(000830)이 오는 17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2일 공시했다. 삼성물산(000830)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간의 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주총회 개최를 중지시켜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은 법원으로 기각결정으로 삼성물산의 완승으로 끝났다. 1라운드에서 합병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삼성물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지만 합병안 통과를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3일 증권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이번 주총에서 직접 동원할 수 있는 지분은 삼성SDI가 보유한 7.38%를 포함해 총 13.9%다. 의결권 행사 가능 여부에 대한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물산이 KCC에 매각한 지분(6%)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9.9%까지 올라간다.

반면 합병반대 입장을 밝힌 쪽은 엘리엇(7.1%)을 비롯해 일성신약(2.1%), 네덜란드연기금(0.3%) 등으로 총 9.9%다. 삼성물산이 확보한 지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주총 참석 주식수의 3분의 2, 총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재 확보한 지분만으로는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적어도 47%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주총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전체 주식 수의 47%가량의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참석률이 80%, 90%로
주총 참석률에 따른 합병안 가결, 부결 지분율(%)
높아지면 확보해야 하는 지분도 늘어난다. 최근 합병 주총을 연 SK와 SKC&C의 참석률은 각각 81.5%, 87.2%였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10,1%)과 기관투자자(11.3%) 지분의 상당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들 지분을 모두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면 찬성표는 약 41%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합병 찬반 여부를 밝히지 않은 소액주주(22.5%) 및 외국인 투자자(24%)의 찬성표가 추가로 필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지분의 상당수는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법원이 합병의 정당성을 인정한데다 합병 무산에 따른 손실 등을 감안하면 굳이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소액주주에게 의결권 위임을 받기 위해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미국계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에 분류된다는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 중 상당수는 소극적인 성향 가진 펀드”라면서 “같은 외국계 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엘리엇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큰 오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기관투자가 서비스)의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의견 발표는 외국인 투자자가 합병 찬반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다른 의결권 자문회사인 미국계 글래스루이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대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까지) 남은 2주간 우호지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노력이 계속 될 것”이라면서 “삼성물산이 소액투자자와 외국인 일부의 표심을 얻는다면 합병안은 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관련 삼성물산 주주 찬반 현황.(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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