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주총회 개최를 중지시켜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은 법원으로 기각결정으로 삼성물산의 완승으로 끝났다. 1라운드에서 합병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삼성물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지만 합병안 통과를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3일 증권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이번 주총에서 직접 동원할 수 있는 지분은 삼성SDI가 보유한 7.38%를 포함해 총 13.9%다. 의결권 행사 가능 여부에 대한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물산이 KCC에 매각한 지분(6%)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9.9%까지 올라간다.
반면 합병반대 입장을 밝힌 쪽은 엘리엇(7.1%)을 비롯해 일성신약(2.1%), 네덜란드연기금(0.3%) 등으로 총 9.9%다. 삼성물산이 확보한 지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주총 참석 주식수의 3분의 2, 총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재 확보한 지분만으로는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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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10,1%)과 기관투자자(11.3%) 지분의 상당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들 지분을 모두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면 찬성표는 약 41%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합병 찬반 여부를 밝히지 않은 소액주주(22.5%) 및 외국인 투자자(24%)의 찬성표가 추가로 필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지분의 상당수는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법원이 합병의 정당성을 인정한데다 합병 무산에 따른 손실 등을 감안하면 굳이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소액주주에게 의결권 위임을 받기 위해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미국계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에 분류된다는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 중 상당수는 소극적인 성향 가진 펀드”라면서 “같은 외국계 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엘리엇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큰 오류”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까지) 남은 2주간 우호지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노력이 계속 될 것”이라면서 “삼성물산이 소액투자자와 외국인 일부의 표심을 얻는다면 합병안은 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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