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직장인보다 자영업자의 건강보험료가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혜택 대비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는 직장인은 납입 보험료 대비 보험 혜택을 덜 받아가고 자영업자들은 납입 보험료 대비 더 많은 보험혜택을 받아가는 셈이어서 건강보험 부과체계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지난해 건강보험료납부 및 의료이용 현황에 따르면 직장인은 자신이 낸 건강보험료보다 보험급여 혜택을 덜 받고 있지만 자영업자는 낸 보험료보다 1.5배가량 더 큰 혜택을 더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통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월평균 보험료로 약 18만원(회사 부담분 포함)을 냈고 낸 보험료의 0.9배인 16만 6029원의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았다.
반면 자영업자 등이 속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로 8만 1661원을 내면서 약 1.5배인 12만 6148원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인이 낸 건강보험료 일부가 자영업자의 급여에 쓰인 셈이다. 이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불균형때문에 직장인의 70.8%는 낸 건강보험료보다 받은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가입자의 경우 낸 보험료보다 혜택을 덜 받아가는 비율은 57.7%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낸 보험료 대비 건강보험 급여혜택이 많은 것으로 확인돼 건강보험 급여 체계가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은 가구당 한달 평균 2만 1700원의 보험료를 내고 5.1배에 해당하는 11만 135원의 급여를 받았다. 반면 소득 상위 20% 계층은 한 달에 평균 20만 6024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험급여로 보험료의 1.1배인 22만 2086원을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0.78)·강남구(0.72), 성남 분당구(0.81) 등이 지역가입자의 월 납부 보험료 대비 급여비가 낮았다. 반면 전남 신안군(5.76), 고흥군(5.58), 진도군(4.99) 등은 낸 보험료보다 5배 정도의 급여 혜택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