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웰빙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방이 많은 탓에 다이어트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칠레산(産) 연어를 시작으로 양식 연어에 대한 항생제 논란이 끊이질 않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연어 기피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21일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연어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5% 줄어든 1만4049톤을 기록했다. 국내 연어 소비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수입량이 줄어들었다는 말은 그만큼 소비량도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 연어 생산량은 2만5611톤인데 이 중 수입량은 2만5255톤으로 98.6%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연어 생산량은 356톤으로 국내 연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연어 수입량은 제품군별로 극명하게 명암이 갈렸다. 연어회에 사용되는 신선 또는 냉장 연어의 올 상반기 수입량은 7886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68.2%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무한리필 연어회 열풍에 관련 음식점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회감용 연어 수입이 급증했다.
반면, 대형마트에서 구이용으로 판매되거나 통조림용으로 사용되는 냉동 연어 수입량은 올 상반기 86.6% 급감한 5307톤에 그쳤다. 1년 사이에 냉동 연어 수입량이 반 토막 났다.
대형마트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2014년 56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연어캔 매출은 지난해 16.7% 줄어든 47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매출 감소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이마트의 연어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2% 줄어들었다.
성장세 둔화의 원인은 익숙하지 않은 맛 때문이다. 참치캔에게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연어캔의 비릿한 맛은 좀처럼 적응하기 어렵다. 또 참치캔보다 많게는 2배 가량 비싼 가격도 연어캔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연어캔 한 캔 가격은 3000~4000원대로 참치캔보다 약 2배 비싸다.
회감용 연어 수입량도 늘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어회의 지방이 다이어트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연어회 주요 소비층이었던 여성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또 항생제 연어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회감용 연어를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 양식 연어인 칠레산 연어는 최근 항생제 논란에 빠졌다. 칠레는 원래 연어가 어획되지 않는 곳이지만 1970년대부터 연어 양식을 시작했다. 칠레는 연어를 양식하기 위해 대량의 항생제를 사용했는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진 것.
국내 무한리필 연어회 음식점 대부분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노르웨이산 연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칠레산 연어로 불거진 항생제 연어에 대한 우려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한리필 연어회 매장을 운영하는 김재휘씨는 “작년 여름만 해도 몰려오는 손님들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올해는 뜸하다. 어쩌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연어 원산지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연어 이외 다른 메뉴가 더 잘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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