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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소통능력은 물론 영업마인드도 탁월하다. 롯데콘서트홀을 안정적으로 키워낼 구원투수가 될 것이다.” “32년째 몸담고 있는 ‘롯데통’이다. 끝까지 소신 있게 콘서트홀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3월 롯데콘서트홀 개관이란 중책을 떠안은 한광규(58) 롯데문화재단 대표에 대한 문화예술계 안팎의 평가는 엇갈렸다. 김의준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라 더했다. 아시아 최고의 콘서트홀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적임자란 평가와 함께 클래식계 아직 검증이 안 된 인물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았다. 한 대표는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고려대에서 심리학과 마케팅학을 전공한 뒤 1984년 롯데그룹 광고회사 대홍기획에 입사해 줄곧 시장조사·영업기획 등을 도맡아 ‘PT(프레젠테이션)의 달인’ ‘광고통’이란 수식어가 늘 따랐다.
정식개관을 사흘 앞둔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 집무실에서 만난 한 대표는 “개관까지의 과정이 평탄하진 않았지만 한 조직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수순”이라며 “개관 후 충실히 운영하면 충성도 높은 관객이 생겨날 것으로 믿는다. 롯데월드몰 안에 위치한 볼거리·먹을거리 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클래식계에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임 5개월 “광고프레임과 같아 현안 습득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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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현안 파악에 주력해왔다는 한 대표는 요즘 클래식에 푹 빠졌다고 했다. “음악·문학·공연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수준은 아니었다. 재단으로 옮긴 뒤 많이 찾아보고 들으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더라. 매일 클래식만 들어 집에서 깜짝 놀랄 정도다. 하하.”
1500억원 투입…그룹 지속적 지원 의지
그간 문화예술지원사업에 소극적이었던 롯데가 콘서트홀 건설에만 1500억원을 투입하자 클래식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대표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출발점이다. 그룹이 제2롯데월드 단지를 개발하면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제대로 된 클래식 전용홀을 건립하자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룹 메세나활동에서 콘서트홀이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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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홀 자체가 K팝이나 뮤지컬 등을 올릴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확성 공연은 맞지 않다. 게다가 수익을 노린 일회성 사업도 아니다.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시작한 일인 만큼 그룹에서도 장기적인 플랜을 짜놓은 상태다. 클래식 애호가로 알려진 신동빈 회장의 의지도 확고하다. 내년에는 수준 높은 공연 55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다.”
새로운 공연문화 중추…연주자·관객 만족할 ‘장’ 될 것
한 대표는 롯데콘서트홀의 강점으로 세계적인 음향시설과 지하철 2·8호선 잠실역에서 가까운 접근성, 주변 일상생활과 밀접한 편의·레저(아쿠아리움)시설, 영화관·쇼핑몰 등 즐길 거리 등 다른 공연장이 흉내낼 수 없는 시설을 꼽았다. 특히 8층 통유리를 통해 내다보이는 석촌호수를 품은 풍광이 압권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를 활용해 8층 로비 바깥에 야외테라스를 꾸미고, 와인과 차 등을 마시며 여유 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작은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단다. “기존 클래식 팬뿐만 아니라 대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고 싶다. 보통 15~20분에 불과한 중간 휴식시간도 공연에 따라 30~40분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주자와 관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 무엇보다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한 대표는 “한국 클래식의 세계화에 일조할 것”이라며 “연주자와 연주단체 발굴은 물론 기존 극장과 기획사·협찬사와도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결국 관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공연장은 의미가 없다. 수준 높은 공연도 중요하지만 관객 만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프로모션을 많이 벌여 할인혜택도 늘릴 계획이다. 롯데콘서트홀만의 섬세한 음향,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누구에게나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거다. 부담 없이 방문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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