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약사 단체, '우루사' 진실공방 승자는?

'우루사 허위사실 유포' 약사단체에 책 회수 요청
간판제품 신뢰도 하락 우려에 전전긍긍
  • 등록 2013-09-26 오전 8:25:11

    수정 2013-09-26 오후 5:23:26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대웅제약(069620)이 간판 제품 ‘우루사’의 명예회복에 나섰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가 제기한 ‘우루사는 소화제에 가깝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건약이 출간한 ‘식후 30분에 읽으세요, 약사도 잘 모르는 약 이야기’ 책의 출판·배포를 중지하고 배포 중인 책을 전량 회수하라는 내용증명서를 건약 측에 발송했다. 또 책의 내용 중 우루사와 관련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회수와 함께 공개 사과를 요청했다.

그러나 건약은 “우루사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의 효능 및 효과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다”면서 “도서의 회수 등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월 이 책이 발간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건약은 이 책에서 “우루사는 피로회복제라기보다는 소화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UDCA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약인데 담즙은 소화액을 분비해 음식물의 소화 흡수를 돕는다는 설명이다. 약사라는 전문가 입장에서 학술적 견해를 제시하면서 자칫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는 광고는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대웅제약은 “UDCA는 담즙산 분비를 늘려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효능은 우루사의 여러 약리작용 중 일부의 기능인데, 이 부분만을 강조해 우루사가 소화제에 가깝다는 내용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우루사는 주성분의 함량 및 보조 성분에 따라 총 17개 종류가 허가받은 상태다. 품목에 따라 용도는 다소 다르지만 간 기능 개선과 피로회복 효과를 인정받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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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많이 팔리는 ‘대웅우루사연질캡슐’의 경우 만성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 소화불량, 식욕부진, 육체피로 등의 효능·효과를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았다. ‘복합우루사정’은 UDCA 25mg 이외에 타우린, 인삼건조엑스 등이 함유돼 자양강장, 허약체질, 육체피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처방용으로 많이 판매되는 ‘우루사정200mg’은 담석증이나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고 허가사항에 명시돼 있다.

대웅제약은 우루사에 대한 의혹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주 고객층인 약사단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사할 정도의 초강수를 두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루사가 갖는 상징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지난 1970년 허가받은 우루사는 대웅제약의 간판 제품이다. 우루사의 작년 매출액은 587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10%에 육박하는 효자 제품이다. 자칫 간판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 회사 전체가 입는 타격도 적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용도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소송 제기 여부는 현재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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