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캠핑]2030세대, 50대 제치고 큰손 떠올랐다

30대 이하 젊은층 아웃도어 즐겨 입어
신세계百 , 30대 매출비중 50대 넘어섰다
영 라인·세컨드 브랜드, 너도나도 론칭
업계, 20~30대 잠재 고객 유치전 확산
  • 등록 2013-05-29 오전 8:42:51

    수정 2013-05-29 오전 8:59:2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활동성도 좋고 편해 출근하거나, 외출할 때 ‘아웃도어’를 즐겨 입는 편이에요.” (직장인 박영훈·34세) “청바지나 면바지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몸에 꼭 맞는 디자인이어서 마음에 듭니다.”(대학생 최서원·23세)

40~50대 아저씨 아줌마 얘기가 아니다. 중·장년층에 불던 아웃도어 열풍이 20~30대 젊은층으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기능은 기본이고, 깔끔한 패션을 결합한 아웃도어가 많이 출시되고 있어 나들이는 물론 일상복으로도 손색 없기 때문이다.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아웃도어 업계 간 마케팅도 치열해지면서 주 고객인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세대의 생활패션 의류로 자리잡고 있다.

2030 젊은층 매출 비중 높아져

2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상품군 매출은 2011년에 비해 35.2% 증가했다. 2011년 성장률인 33.7%를 웃도는 수치다. 불황에 대부분의 의류 상품군 매출이 뒷걸음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20~30세 이하 고객 증가가 한몫한 것으로 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자료=신세계백화점
같은 기간 20대 이하 매출 비중은 10.3%로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30대의 매출 비중은 작년 27.5%로 40대 29.7%보다 적었지만 50대(22.0%)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재철 신세계백화점 아웃도어 바이어 과장은 “기존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산악 전문가를 필두로 중장년층 중심의 마케팅을 벌였다면 최근에는 아이돌 스타를 앞세워 젊은 고객들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쳐 전 연령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라고 말했다.

영캐주얼 시장도 제쳤다

아웃도어 의류는 백화점 평상복 분야 부동의 1위이던 영캐주얼 시장마저 제쳤다. 2012년 기준 아웃도어 의류가 신세계백화점 의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영캐주얼(2.8%), 진캐주얼(2.5%) 상품군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롯데백화점 아웃도어 매장 관계자는 “영캐주얼 브랜드 수나 매장 면적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아웃도어는 확대되는 추세”라며 “도심형 아웃도어 의류 출시가 일상복과 캐주얼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 모습
백화점 및 가두매장의 상품 진열도 젊은층의 눈길을 끌기 위해 캐주얼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라푸마는 전문 등산 가방과 함께 캐주얼 백팩을 중앙에 함께 내걸었다. 에이글도 눈에 잘 띄는 중앙에 파스텔 톤의 레인코트를 입은 마네킹을 배치하는 식이다.

유문봉 제일모직 빈폴아웃도어 팀장은 “의류를 카테고리별로 나누는 대신 젊은층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옷을 고를 수 있도록 시간·장소·상황(TPO)에 맞춰 상품을 쉽게 진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재킷, 팬츠 등의 의류보다 비교적 부담이 덜한 액세서리 제품을 매장 전면에 내세운 것도 젊은층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유 팀장의 설명이다.

영라인 출시·강남 상권에 몰려

아웃도어 업체들은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최근 영캐주얼 라인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거나 세컨드 브랜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자료=K2제공
노스페이스는 2011년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선보인 ‘화이트 라벨’ 단독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트레블라인에 이어 과감한 패턴과 색상을 적용한 블루라인을 내놓았다.

K2는 이번 시즌 신상품 가운데 20~30대 제품군을 지난해보다 확대했다. K2관계자는 “신규 고객 중 20~30대 비율을 보면 2010년 20.3%에서 2011년 28.5%, 작년에는 32.6%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활동성을 살린 재킷과 티셔츠 등의 작년 시즌 구매층 대부분이 20~30대 젊은층이었다는 데 주목해 이번 신제품에도 젊은층을 타킷으로 한 제품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신논현과 논현역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컬처스테이션 매장 전경. 이곳에는 마모트, 디스커버리, 노스페이스, 하그로프스 등 아웃도어 매장이 나란히 들어선 신 아웃도어 상권으로 자리잡았다.
매장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강남-신논현-논현 상권에 몰리고 있다. 현재 신논현에서 논혁역 사이에는 마모트·디스커버리·코오롱스포츠·노스페이스·하그로프스 등 아웃도어 매장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강남 인근에도 몽벨·살로몬·와일드로즈·컬럼비아·마운틴하드웨어 매장이 연달아 포진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계가 신논현역 인근 매장을 브랜드 안테나숍 역할로 활용하는 추세”라며 “후발주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신논현 상권에 매장을 내고 있어 아웃도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20~30대 고객은 40~50대에 비해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반면 장래 주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잡기 위한 아웃도어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젊은 층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온라인 활동을 강화하거나 패션성을 강조한 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젊은층 비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2 전속모델 현빈 사진컷.
제일모직 빈폴아웃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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