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샤이보수’ 여야, 사전투표 총력전…총선 유불리 예의주시

민주당·통합당, 지도부 사전투표 참여로 분위기 띄우기
과거 '55% 기준 높으면 진보, 낮으면 보수 유리' 통설
세대 간 투표율 격차 감소·코로나19·만18세 선거권에 "의미 없어"
  • 등록 2020-04-10 오전 6:00:00

    수정 2020-04-10 오전 8:28:19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4·15총선 사전투표가 10~11일 이틀 간 실시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사전투표 독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역대 선거에서 사전 투표 결과가 최종 결과와 비슷했던 만큼 여야는 사전투표율이 자당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남영동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오는 10∼11일 이틀 간 전국 3508개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與野 ‘사전톡표 참여’ 한목소리…지도부 사전투표 적극 참여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인 이해찬 대표는 지난 8일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민주당이 제1당이 되려면 사전투표부터 많은 분들이 참여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본투표 날에는 줄을 많이 서야 해서 사전투표날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함께 하면서 투표를 많이 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지난 8일 부산 지역구 민주당 후보들과 부산 진구 서면역에서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펼쳤고 이인영 원내대표도 9일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현안점검회의서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펼쳤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사전투표율 20% 목표를 내걸고 지도부와 지역구·비례대표 후보 전원이 사전투표일에 투표를 하면서 사전투표 독려에 적극 나섰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사전투표 격려를 통한 젊은층의 투표율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에 대한 별다른 메시지 없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미래통합당도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주요 지지층인 고령 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투표소 방문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산한 사전투표일 투표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8~9일 잇따라 논평을 내고 “10일과 11일 국민 여러분께서 투표장에 가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길 간곡한 심정으로 호소한다”고 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은 사전투표를 독려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도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전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샤이(Shy)보수’와 노련층 유권자들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연국 미래통합당 선대위 상근수석대변인은 “우리 당의 주 지지층인 고령층의 투표율이 코로나19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9일 선대위 회의에서 “내일부터 이틀 간 21대 총선 사전투표가 진행된다”며 “더 과감한 개혁, 더 큰 진보를 위해 ‘교섭단체 정의당’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독려를 위해 여야 지도부도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오는 10일 오전 9시 30분에 대전에서 사전투표를 한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사전투표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는 (사전투표를 위한) 지역구 유세 일정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김두관 경남·울산선대위원장도 사전투표를 적극 고려 중이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선대위 지도부도 사전투표 참여로 투표 동참 분위기를 띄운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0일 부산 지원 유세 중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다. 미래한국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원유철 대표도 10일 오전 9시 20분 서울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다.

“투표율 기준 與野 유불리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엔 투표율 55%를 기준으로 그보다 위면 진보진영 정당, 그 아래면 보수진영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이 있었다. 투표율 55%가 소위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간 투표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투표율을 기준으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무리가 생겼다. 특히 이번 선거에는 코로나19 이슈와 만18세 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 등의 복합 변수로 인해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으로 인천 연수갑 지역구에 출마한 박찬대 후보는 “고령층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선거를 꺼려하지 않을까라는 합리적인 유추는 할 수 있으나 결과는 알 수 없다”며 “연수갑은 인천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지역구인데 사전투표 독려하고 있다. 민심은 정치인의 한두 가지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투표율에 따른 보수·진보 유불리 구도는 깨진 지 오래 됐다. 사전투표가 일상화되면서 투표일이 3일로 연장된 것으로 인식될 뿐이다”며 “노년층과 젊은층의 투표율 격차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특별히 어느 한쪽의 유불리를 판단할 수 없게 됐다. 또 코로나19가 투표에 조금의 제약 요인은 되겠지만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의 사전투표율은 2016년 총선 12.19%, 2017년 대선 26.06%, 2018년 지방선거 20.1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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