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왕` 록펠러家, 암호화폐·블록체인에 투자한다(종합)

벤처캐피털 벤록 통해 코인펀드와 공동 투자
벤록, 인텔·애플·네스트 등 초기IT 투자로 성공
"당장 암호화폐 가격 관심없다…인내심있는 장기투자"
  • 등록 2018-04-09 오전 7:15:05

    수정 2018-04-09 오전 7:27:25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800년대 스탠더드오일이라는 공룡 석유기업을 통해 미국 정유업계 95%를 장악하며 엄청난 부를 쌓았던 석유왕(王) 록펠러 가문이 암호화페와 블록체인 분야에 새롭게 뛰어 들었다.

8일(현지시간) 포춘과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록펠러 가문이 운영하고 있는 벤처캐피털 사업회사인 벤록(Venrock)이 지난 2015년 설립돼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 리서치와 자문,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코인펀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사업 혁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30억달러(원화 약 3조2000억원)에 이르는 운용자산을 가지고 있는 벤록은 코인펀드와 공동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시장과 주요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록펠러 가문은 항공분야와 석유산업에 주로 투자해오다 벤록을 세운 뒤 50년 가까운 사업기간 동안 인텔과 애플, 앱넥스트, 스트라타컴, 네스트 등 IT와 과학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잇딴 성공사례를 만들어 왔다. 이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투자는 금융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록과 협업하게 될 코인펀드는 최근 토큰 기반의 금융서비스 플랫폼인 코인리스트를 출시해 스타트업들의 암호화폐공개(ICO)를 지원하는 한편 ICO를 통해 지난해 가을 1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메신저 앱 ‘킥(Kik)’을 출시하기도 했다. 벤록과 코인펀드는 지난해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앱 개발사인 유나우에 투자하면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데이빗 파크먼 벤록 대표파트너는 “투자에 있어서 하루나 1주, 한 달, 1년 뒤 암호화폐 가격이 얼마일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인내심 있는 장기투자자가 되고자 하는 것이며 앞으로 5년이나 10년 뒤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지기(게이트키퍼)만이 사용자들에게 임대료나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암호화폐시장이 부상하면서 생기는 수혜 역시 몇몇 문기지들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또 “그동안 암호화폐시장내에서 투자하는 기관이나 헤지펀드가 많이 늘었지만 우리는 그들과 달리 벤처캐피털로서의 역할을 하려 한다”며 “코인펀드와의 협업을 통해 이 분야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토큰경제와 이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이크 브루크먼 코인펀드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벤록과의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들에게 경영 자문과 기술 지원 등을 해주려 한다”며 “양측의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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