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여야가 다짐했던 협치가 실종됐다.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새누리당의 격렬한 반발 끝에 야3당 공조로 처리된 이후 여야의 강대강 대치 전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 26일 시작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역시 파행 위기에 내몰렸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원천무효는 물론 정세균 국회의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면서 정기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김재수 해임안의 수용을 촉구하면서 야당 단독 국정감사 실시를 압박하고 있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김재수 장관 해임안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정국은 더욱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새누리당은 거대 야당의 횡포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 자체가 원천 무효라는 입장이다. 특히 정기국회 개원사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공세는 더욱 직접적이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정 의장은 중립적인 책임과 의무를 내던지고 20대 국회를 또다시 대결과 갈등의 현장으로 만든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새누리당은 반민주적 폭거 앞에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26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에서는 국감일정 보이콧을 포함한 국회일정 전면중단 등 강경책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야3당의 태도 역시 강경하다. 박 대통령이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비친 것에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 해임안은 대국민 경고인 만큼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결정에는 억지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도 “여당은 몽니를 멈추고 국민살림을 책임지는 제1당의 책임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역시 “새누리당은 국민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국감에 성실하게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의 대치는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 이에 따라 26일 시작되는 국감은 첫날부터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 모두 답답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최악의 경우 야당이 주도하는 반쪽국감을 지켜만 봐야 한다.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우병우 수석 문제, 지진대책 등에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는 야당 역시 단독국감을 압박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