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국내 철강업체 주가가 이달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 계획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간 국내 철강업계를 괴롭혀온 ‘중국발(發) 철강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적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체별로 실적 모멘텀이 다른 만큼 업체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일 20만1000원이었던
포스코(005490) 주가는 지난 18일 22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보름 남짓한 기간동안 13.4% 상승한 것. 같은 기간
현대제철(004020) 주가도 11.4% 상승했고
동국제강(001230)과
세아베스틸(001430)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철강금속 업종은 1.11% 오르며 유가증권시장의 최대 상승업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 계획이 구체화됐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향후 5년간 철강 최대 1억5000만톤, 석탄 최대 5억톤을 감산할 계획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철강·석탄 산업 과잉 생산능력 감축을 위한 회의’에서 올해 감산 목표를 철강 4500만톤, 석탄은 2억5000만톤으로 제시했다. 또 철강업체 간 인수합병이 다수 진행될 예정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 얘기는 해마다 반복돼왔다”면서 “하지만 이번엔 그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지방정부가 나서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강재 공급과잉이 해소되면 철강재 단가가 올라 철강업체의 마진이 개선된다”고 했다.
2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주가 상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영풍, 세아베스틸, 풍산 등 5곳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컨센서스와 부합할 전망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6598억원을 기록한 포스코의 경우 2분기 7252억원, 3분기 7837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철강업체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철강업체 중에서도 실적 모멘텀이 뚜렷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현대제철의 경우 자동차 강판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 현대차의 부진으로 실적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현대제철 전체 이익에서 자동차강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1·2분기 자동차강판 원재료 가격이 올랐지만 현대차가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는 현대차 이외에 해외 자동차업체 등으로 고객이 다변화돼 있지만 현대제철은 그렇지 않아 마진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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