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울고 블프에 졌다`..백화점 겨울세일 참패

주요 백화점 1~3%대 신장률..지난해 평균 7%
고온 날씨가 지속되며 코트,점퍼 등 매출부진
블프기간과 겹치며 관심도 떨어져
  • 등록 2014-12-07 오전 10:16:07

    수정 2014-12-08 오전 9:23:09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백화점 업계가 연중 최대 대목인 연말 겨울 정기세일에서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겨울제품의 매출이 감소한데다 해외 직구 열풍이 겹치면서 백화점 정기세일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었다.

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겨울 정기세일 기간(11.21~12.6) 롯데백화점의 매출(기존점포 기준)은 지난해 겨울 정기세일보다 1.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1.2%, 신세계(004170)백화점은 2.7%의 매출신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신장률(롯데백화점 8.2%, 현대백화점 7.2%, 신세계백화점 5.0%)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백화점 업계는 연말 특수를 누리기 위해 세일기간 동안 겨울 의류와 잡화 상품을 대폭 할인판매 했다. 또 해외 패션 브랜드도 대거 할인판매하는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했지만 매출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따뜻한 11월..“백화점 속은 타들어갔다”

주요 백화점들은 공통으로 지난달 지속된 따뜻한 날씨를 이번 겨울 정기세일의 패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8.8도로 평년보다 1.2도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겨울 정기세일은 백화점 정기세일 규모 중 가장 크다. 아웃도어, 코트 등 겨울 제품의 단가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백화점들이 겨울 정기세일에 거는 기대도 다른 세일보다 크다.

하지만 지난달 비교적 따뜻한 날씨로 겨울 정기세일의 매출을 견인해 오던 아웃도어·코트·부츠 등 겨울제품 매출이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여성의류 매출이 같은 기간 2% 가량 줄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0.9% 신장하는 등 지난해와 비슷했다.

그나마 윤달이 끝나고 혼수용품으로 판매된 해외패션·잡화가 겨울 정기세일의 매출을 지켰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해외잡화의 매출이 작년보다 17.8%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16.8% 늘었다.

“백화점에서 사면 호갱?”..해외직구에 눈돌린 소비자

올해 불어 닥친 해외 직구 열풍도 백화점 정기세일의 악영향을 미쳤다. 공교롭게 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11.28~12.1)과 백화점 겨울 정기세일 기간이 겹쳤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해외직구 성공기, 방법 등이 공유되며 해외직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해외 직구족은 급증했다. 해외 배송 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기간 배송 주문건수는 약 6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 건)보다 1.5배 가량 늘어났다. 또 지난달 배송대행건수는 약 17만5000여 건으로 전달(10월)보다 61%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12월 1주)부터 갑자기 추워지며 초반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날씨와 더불어 해외 직구열풍이 인터넷 등지를 뜨겁게 달구면서 백화점 겨울 정기세일에 대한 관심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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