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 증시퇴출 안된다"…팔 걷은 정부

조선업계 "신용도 하락·영업 어려움 심각" 호소
정부 "방법 찾아보자" 호응
  • 등록 2008-10-10 오전 9:10:00

    수정 2008-10-10 오전 9:10:00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정부가 회계상 착시로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조선업계 구하기에 나섰다. 가뜩이나 경제도 나쁜데, 멀쩡한 기업들까지 기술적인 문제로 어려움에 처하는 것을 두고보진 않겠다는 것.

현 기업회계기준상 환헤지 평가손을 자본금에 반영하다 보니, 환율 급등으로 엄청난 장부상 평가손을 입은 조선업체들이 자본금을 다 까먹은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는 선박을 인도하는 시점에 모두 해소되는 수치상의 문제일 뿐. 하지만 이로 인해 조선사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은 실제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회계기준을 바꿔 우량 기업이 자본잠식으로 보이는 착시를 없애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속은 멀쩡한데.. 회계 착시로 자본잠식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은 수주대금의 상당부분을 환헤지한다. 즉 달러-원 환율이 1000원일 때 1억달러 규모의 수주대금을 받았다면, 선물환계약을 맺어 환율이 오르건 내리건 상관없이 원화환산 수주액을 1000억원으로 고정한다.

문제는 환헤지를 한 조선업체들이, 원화가치가 폭락하자 마치 대규모 평가손이 난 것처럼 회계처리되는 것이다.

평가손은 배를 완성해 인도하고 잔금을 받는 시점이면 사라지게 된다. 다만 회계기준에 따라 이를 자본금 항목에 반영해야 한다. 때문에 최근 환율 급변에 평가손도 엄청나게 늘었고, 급기야는 자본금을 다 깎아먹을 규모에 이른 것.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중공업(009540) 등 주요 조선업체들이 대부분 3분기를 전후로 이런 장부상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 업계 "자본잠식 회사에 누가 일감 주나" 고충

조선업계는 이로 인해 고통이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우선 2008 회계연도 결산시 자본잠식이 되면 즉시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또 선주들이 발주를 검토할때 당연히 재무제표도 살피는데,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에 일감 주기를 꺼리고 있어 영업에 어려움이 심하다는 것.

연말에 주주배당을 실시해야 하는데 이 역시 문제다. 회사는 멀쩡하고 영업이익도 많지만, 자본잠식 상태에서 배당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와 함께 재무재표상 자본잠식이 되면 기업 신용도도 나빠지고,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폐지도 문제지만 이는 수많은 문제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대책이 시급한 만큼 여러 방안을 검토해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해결은 꼭 하되 `신중히`

당국은 `연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에는 십분 공감한다. 다만 기술적으로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을 고민하는 중"이라며 "다만 회계기준은 한번 고치면 되돌릴 수 없고, 특히 파생상품 회계의 경우 일반 회계와 달리 난제가 부분이 많아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조선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회계법인 등의 자문을 받아 몇가지 방안을 당국에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해결 의지가 명확하고, 또 연말 결산 전 적기에 해법을 찾아야 하는 만큼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안 그래도 어려운 기업들이 많은데, 멀쩡한 기업들까지 기술적인 문제로 곤란한 사정에 처해서는 안된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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