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체 말단으로 가는 말초혈관 협착 질환
말초동맥폐색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제외한 팔과 다리 등 신체 말단으로 가는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다리 동맥에서 발생하는 하지동맥폐색증과 골반 부근 동맥이 막히는 장골동맥폐색증이 대표적이다. 주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혈관의 협착이며, 혈전으로 동맥이 막히는 경우, 부상 또는 외상, 혈관염, 레이노병, 버거씨병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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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질환 있고 흡연하면 발생 위험 높아
말초동맥폐색증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늘면서 그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조진현 · 조성신 교수팀이 202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반성인에서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4.6%였다.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노령,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흡연이었으며,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많았다.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30~40대가 늘면서 자연히 50대부터 말초동맥폐색증 환자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만성질환이 있고 오랫동안 흡연을 해 온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이라도 그냥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골반혈관 막히는 장골동맥폐색증, 천천히 진행되서 발견 어려워
장골동맥폐색증은 심장에서 내려오는 대동맥이 다리로 가기 위해 나눠지는 장골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장골동맥 자체가 다리동맥보다 혈관이 크기 때문에 증상이 심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증상이 나타나 발견도 늦다. 보통 엉덩이나 허벅지로 이어지는 근육에서 통증이 생기고, 발기부전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처음에는 엉덩이와 허리,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정도이지만 계속 방치하면 피가 통하지 않게 된 부위의 말단 조직이 썩게 돼 절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 발목상완지수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
◇ 괴사 시 1년 안에 절단… 다리통증 경각심 필요
말초동맥폐색증의 문제는 초기에는 다른 질병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고, 통증이 있어도 조금 쉬면 나아지기 때문에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많은 환자가 동맥 폐색이 50% 이상 진행되어서 병원을 찾게 된다. 만약 괴사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 없이 방치하면 1년 안에 절반은 다리를 절단해야 하므로 평소 다리 통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막힌 부위가 길지만 수술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진행한다. 혈관질환 환자는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수술로 인한 합병증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국소 마취 후, 혈관에 풍선을 넣고 부풀려 혈관을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이나 그물망 스텐트를 삽입해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혈관내벽을 깎아서 혈관을 넓히는 죽종절제술도 많이 시행하는 수술이다.
◇ 말초동맥까지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
흡연은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인자이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기름진 음식도 줄이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3-4일 이상 하루 30분이상의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강화한다. 생활속에서는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하지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것도 좋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