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아동학대' 계부, 9세 딸에.. "집 나갈 거면 손가락 지져라"

  • 등록 2020-06-10 오전 7:23:29

    수정 2020-06-10 오전 8:44:27

경남 창녕 아동학대 계부(아래). 사진= 채널A(위), SBS(아래)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경남 창녕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 해당 여자 초등학생의 의붓아버지(계부)가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초등학생 딸 A양(9)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계부 B씨(35)는 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이팬에 A양의 손을 지진 것을 인정하면서 “(A양이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하기에 프라이팬이 달궈져 있어서 ‘나갈 거면 네 손가락을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집을 나가도 지문을 조회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없애고 나가라는 의미였다.

아동 학대 의혹에 대해서도 아내를 대신해 교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부 B씨는 “(아내가) 3~4년 (조현병) 약을 먹었다. 아내가 울면서 못하면 제가 아이 체벌을 마저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아이를 죽일지도 모를 정도로 (아내가) 흥분해 난리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신경을 안 썼을 것”이라며 “저도 잘못 배웠고 아내도 못 배웠는데 아이까지 못 배우면 어떻게 될지 뻔하다고 생각했다. 반성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 창녕 아동학대 계부. 사진= SBS
하지만 피해 아동을 구조한 송씨가 A양에게 들은 의붓아버지가 자신의 손가락을 프라이팬에 지진 이유는 의붓아버지의 경찰 진술과 달랐다. 의붓아버지 B씨(35)는 경찰 조사에서 “말을 안 듣고 거짓말을 해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송씨는 “아버지가 왜 지졌어라고 물어봤더니 가족이 될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지문을 없애라는…”말을 했다며 “말이 되냐?”고 분노했다.

또 송씨는 “한 번 심하게 맞은 게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심하게 맞은 상처였다”고 전하며 “옷 위로 곪은 그런 자국들이 올라와 있고 팔이 단단했다. 심하게 맞으면 이렇게 단단하게 붓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른으로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아무리 부모지만 아이가 잘못했다고 그러는 건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떤 상황이라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계부 발언에 대해 전문가는 ‘학대 가해자의 언어’라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학대를 넘은) 고문이죠, 고문. 너무 사랑하는데 이번은 잘못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사랑하면서 키우겠다 (학대 가해자의) 전형적인 말이다”라고 전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A(9)양이 계부 B(35)·친모 C(27)씨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동안 학교와 이웃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은 작년까지 거제에 살다 올해 1월 가족들과 함께 창녕으로 이사 왔다. 주변 이웃들도 평소 A양이 외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학대가 발생했다고 언론에 보도됐으나 거제에 거주할 당시에는 학대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당시 A양이 다니던 학교 측에서는 A양이 밝은 모습으로 생활했으며 학대 의심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학대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감시 시스템이나 학생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없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재 감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경찰은 아동학대 부모들에 대해 수사결과가 나오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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