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삼성전자 기로에 섰다

스마트폰 산업 성장성 둔화 우려로 주가 낙폭 확대
새 성장 모멘텀 확인될 때까지 조정국면 이어갈 듯
  • 등록 2013-07-06 오후 12:00:00

    수정 2013-07-06 오후 12:57:41

[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또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성장성이 꺾일 것이란 우려가 일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2분기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반영됐을 뿐 성장세엔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조원과 9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7.81%와 8.20%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주가는 4% 가까이 급락하면서 다시 130만원 아래로 밀렸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인 매출 58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10조1000억원 수준을 밑돈 탓이다.

이번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전통적 비수기인 2분기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와 함께 IM(IT&모바일) 사업 부문의 성장성 둔화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IM부문을 제외한 반도체와 가전부문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며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매출이 줄면서 절대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4 판매는 2분기보다 3분기에 집중되는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위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하고, 휴대폰 부문도 3분기 이후 판매량을 회복하면서 IM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외국계 증권사의 추정치대로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머물렀다”면서 “단순한 실망감이 아니라 쇼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선태 NH증권 연구원은 “IM부문의 매출은 6조5000억원대로 추정된다”면서 “갤럭시S4 초기 출시 후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산업의 커머디티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스마트폰이 고가의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일상제품으로 보편화되면서 수익률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산업의 커머디티화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면서 “스마프톤에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부문으로 포커스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는 당분간 조정국면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만큼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인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승우 IBK증권 연구원은 “2분기 환율과 대외적인 상황을 모두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26일 공식 실적발표에서 3분기 전망에 대한 명확한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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