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린다 해도 이를 스스로 감당해야 할 친구들은 아르바이트를 몇 개 덜하게 될 뿐입니다. 대학은 쌓아둔 기금으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 혜택을 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첫 공식 `백수노조`인 청년유니온의 한지혜 대표
(사진)는 지난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이 대학생 신용유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정책적 이슈가 된 `반값등록금`이 신용유의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처방으론 부족하다는 것.
결국 대학 운영에서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고 기부금과 재단전입금, 정부보조금 등의 등록금 외 비중을 늘려 장기적으로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주요 사립대 27곳의 `2010년도(2010년 3월~2011년 2월) 회계 결산 공시` 자료를 보면 주요 대학의 운용수익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64.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89.3%에 달하는 곳도 있다.
반면 대학재단이 학교운영을 위해 내놓는 전입금 비율은 3.3%에 불과하고 사립대 39곳은 아예 한 푼도 전입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대표는 "과거엔 등록금을 부모가 해결해주거나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마련할 수 있었지만 이미 1000만원이 넘어버린 현실에선 1년 동안 휴학을 해도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 버렸다"며 "당장 돈을 벌어야 하니 묻지마 취업,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도 유지하고 빚도 갚아야 하는 친구들은 최저임금에 준하는 아르바이트로는 생계유지도 버겁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학생 신용유의자가 늘어난 원인을 놓고 대학생들의 `철없는 소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명품 가방 등 과소비를 목적으로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쓰다 신용유의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그런 친구들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신용유의자를 양산할 정도로 많치는 않을 것"이라며 "등록금을 마련하거나 생계유지를 위해 대출을 받다 신용유의자가 된 친구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신용유의자: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학자금 대출을 6개월 이상 연체하면 신용유의자로 등록돼 제도권 금융회사와의 거래가 제한된다. 지난 2005년 4월까지는 `신용불량자`란 용어를 써 왔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불이익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신용유의자`, `금융채무불이행자` 등으로 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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