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Finance)에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말 그대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는 ‘핀테크’(Fintech)가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기존 사업자들이 설치한 보이지 않는 장벽은 핀테크 혁신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은행권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보험업계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실제로 힘들게 협조를 얻어 출시한 보험 비교 서비스도 보험업계의 일방적인 가격책정 정책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4대 보험사들이 플랫폼 중개 수수료를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해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한 비대면채널(CM)용 가격보다 3%가량 더 높은 4요율, 즉 플랫폼 가입가격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체들을 단순히 기존 금융업에 편승하는 기업들로 여기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감독당국의 감독 범위에 있지만 범금융 신년인사회뿐만 아니라 금융인의 날 행사에도 초청되지 못한다. 중소 핀테크업체들은 정부가 업계 의견청취를 위해 자리만 마련해줘도 감지덕지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채팅 애플리케이션의 ‘선물하기’ 결제를 시작으로 이제 많은 사람들이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핀테크 업계도 지급결제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포인트 적립, 할인정보 제공 등 명실상부한 재테크 전문 앱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최근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3년 금융앱 이용자 만족도 순위에서는 토스가 1위, 네이버페이와 뱅크샐러드가 공동 3위를 기록한 게 이를 방증한다.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는 소비자 금융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업계의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 금융업계는 핀테크 업계와 적극적인 협업만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