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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72.54포인트(1.44%) 급등한 2만6279.91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42.57포인트(1.48%)와 152.95포인트(1.95%) 뛰어오른 2926.32와 8016.36에 장을 마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미 예고했던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관세 부과 시점을 일부 품목에 한해 내달 1일에서 오는 12월15일로 전격 늦추기로 하고 일부는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대상 품목은 휴대전화와 노트북(랩톱), 비디오게임 콘솔, PC모니터 등이다. 특정 품목의 장난감과 신발, 의류도 관세 연기 대상에 올랐다. 중국에서 조립·생산되는 애플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부과도 다소 늦춰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수입규모가 가장 큰 품목들이 포함되면서 예상보다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휴대전화와 랩톱의 교역규모는 약 800억달러로, 추가 관세부과 대상인 3000억달러 규모 제품의 4분의 1을 넘는다”고 썼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4%대 급등, 시장 전체를 이끌었다.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93% 하락했다.
이번 조치는 13일(중국시간) 미 협상단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중국 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 간 전화통화 직후 이뤄졌다. 양측은 향후 2주 내 추가 통화를 하기로 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중국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했다.
홍콩발(發) 시위 악재는 이어졌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 정부가 홍콩과의 접경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우리의 정보기관이 우리에게 알려온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시위대에 대한 중국 군(軍)의 무력진압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지도부는 본토 병력의 홍콩 투입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 측은 “폭력적 진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중국 측은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해왔다. 중국 측은 국제사회에 홍콩 시위대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미 경기침체 우려는 상승 폭을 제한한 요인이다. 이날 미 국채 2년물·10년물 금리 차는 장중 한때 1bp(0.01%포인트) 차이로 좁혀진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대표적인 경기 침체 신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