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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나는 2인자 인생을 살아왔다. 산골 출신에 엘리트코스도 밟지 못했다. 하지만 해외무대선 중요치 않다. 음성과 재능, 노력만 필요하다”(베이스 연광철), “누군가의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는 건 세상에서 최고로 즐거운 일이다”(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 “한국에는 훌륭한 음악가가 많다. 그들을 완벽하게 만드는 게 내 일”(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최근 고국을 찾은 사무엘 윤(45·본명 윤태현)은 지난해에 이어 꼬박 이틀을 할애해 후배들을 만났다. 지난 18~1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17명의 후배 성악인을 레슨한 후 테너 김영우(30)에게 9월부터 쾰른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활동하는 행운을 안겨줬다. 사무엘 윤은 1999년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음악원을 졸업한 후 국제무대에 올랐다. 2004 년 독일 바이로이트 무대에 단역으로 데뷔한 뒤 2012년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역을 꿰차며 쾰른오페라극장의 종신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17년이 걸렸다”고 말하는 사무엘 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젊은 성악도를 돕는 일을 오랜 꿈이었다. 1994년 밀라노로 유학을 갔지만 4년 동안 콩쿠르에서 열다섯 번 떨어졌다. 그는 “내가 많이 힘들어 봤기 때문에 작은 도움이 중요하단 걸 안다. 나중에 오페라가수로 성공하면 후배를 돕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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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악가의 해외진출을 돕는 클래식 대가가 늘고 있다. 자신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당시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가 겪지 않게끔 조언하는가 하면 기술이나 연습법 등 노하우를 전수한다. 인연이 닿으면 해외로 초청해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연주기회도 갖게 한다. 대부분 조건 없는 무료 레슨이다.
교육프로그램 늘어나…성과 돋보여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마스터클래스를 여는 베이스 연광철(51)은 특별한 자격조건 없이 성악 전공생 누구나 참여하도록 문을 열어 뒀다. 대신 학력·경력 위주의 참가신청서에서 벗어나 지원 사유와 목표, 비전을 서술하는 방식을 도입해 최종 10명의 참가자를 선정했다. 역시 참가비는 무료.
세계가 공인하는 바그너 전문가인 연광철은 “단지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방법을 알지 못해 실력을 갖추고도 세계 무대에 진출하지 못하는 후배들이 늘 안타까웠다”며 “산골 출신으로 청주음대 졸업 후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장벽으로 좌절했다. 학력·경력을 배제하고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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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숙(55) 상임작곡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작곡을 공부하는 학생을 무상으로 지도해주는가 하면, 유명 지휘자를 초청해 세미나도 연다. 재능 있는 작곡가에게 자비로 위촉료를 주고 작품활동을 돕기도 한다.
해외 거장도 잇달아 ‘재능기부’
단발성으로 진행하는 서울시향의 ‘현·관·타악기 마스터클래스’의 강사진은 훌륭하다. 2013년 베를린필하모닉의 호른 수석 스테판 도어와 호른 연주자 사라 윌리스에 이어 지난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스벨트린 루세브, 올해는 트럼펫 연주자 다비드 게리에(1월),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 악장 데이비드 김(5·12월 예정), 로열콘세르트허바우 팀파니 수석 마리누스 콤스트(7월) 등이 다녀갔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올해에만 주커만, 지휘봉으로 한달에 7억원을 번다는 리카르도 무티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 감독을 데려와 미래인재 양성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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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의 음악영재 캠프&콩쿠르는 박성용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전 명예회장의 재원으로 출발해 올해로 4회째다. 라이브 오디션으로 선발한 85명 중 38명의 음악영재(피아노·바이올린·첼로)가 참가비 없이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1대 1 레슨을 받으며 본선과 결선을 펼친다. 조성진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 임지영의 스승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 등이 나선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대상을 가려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협연, 금호아트홀 독주회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