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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2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첫 발생했다.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됐고, 한달여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91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처음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15년 5월 26일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던 양사의 합병과정은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반대에 나서면서 7월 주총 표결로 합병안건이 통과될 때까지 뜨거운 분쟁을 겪었다.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 맞은 삼성重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3년째 5월 징크스를 겪고 있다. 올해는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중공업(010140)이 중심에 서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채권은행에 제출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삼성자동차, 2003년 삼성카드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삼성그룹은 삼성중공업 자구계획안에 대해 아직까지 선 긋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삼성 미래전략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18일 삼성중공업 지원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삼성중공업에 물어볼 일”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선제적으로 위기대응에 나섰지만 결국 의도대로 되지 않았고, 조선업 불황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식매수권 문제로 결국 합병이 무산됐다. 이후 인력 구조조정과 비상경영에 들어갔지만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채권단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 ‘책임리더십’ 주목
삼성중공업은 대주주가 삼성전자(지분율 17.62%)를 비롯해 삼성생명(3.38%), 삼성전기(2.39%), 삼성SDI(0.42%), 삼성물산(0.13%), 제일기획(0.13%) 등 계열사로 이뤄졌다. 따라서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그룹 차원의 지원여부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작년 5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었던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직책을 물려받으면서 삼성 후계자로서 위상을 공식화했다. 두 재단은 삼성의 경영철학과 사회공헌 의지가 담긴 조직이라는 점에서 그룹의 리더로 인정받았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재단이사장을 맡아 새 수장의 상징성을 확보한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메르스 사태 사과 기자회견에 직접 등장해 ‘책임지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는 6월1일 열리는 호암상 시상식 행사를 그룹의 대표자로서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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