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외국인 손에 달렸다?

  • 등록 2015-02-07 오전 9:00:00

    수정 2015-02-07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넥슨과 엔씨소프트(036570) 간 경영권 분쟁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가운데, 외국인 지분이 향후 경영권의 향방을 가르는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엔씨소프트 측에 발송한 주주제안서를 공개했다. 넥슨은 김택진 대표 외 추가 이사 선임 시 자사 추천 후보의 선임, 실질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요구했다.

이렇자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의 막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지분율 6.88%)과 함께 지분 38.8%를 보유한 외국기관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공적 투자자라 할 수 있는 국민연금이 어느 일방의 편을 들어 주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지분은 사실상 승패를 가를 캐스팅 보트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외국인이 국내 상장사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를 펼치며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3월 대창단조 주주총회에서는 외국계 기관이 서로 협력해 감사선임을 가결시킨 바 있고, KTCS의 경우 비록 의안 가결에는 실패했지만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금의 확대와 감사선임을 요청했다. 이렇다 보니 외국기관 주주들의 경영권 감시 또는 간섭이 이제 본격적인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권방어 전문자문회사인 LEE & Morrow의 방민주 부사장은 이같은 외국인 주주들의 능동적인 주주권리 행사에 대해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외국인들을 자금유치의 대상 또는 주가 상승의 모멘텀 정도로만 인식했지만, 이젠 잠재적 경영권 위협요소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주주들이 직접적인 경영권 참여가 아니더라도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통해 주도적으로 수익을 만들어 가는 쪽으로 투자의 패턴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 부사장은 “상황이 이러한데 국내 기업, 특히 중소우량기업의 경우는 외국인의 주주권리 행사에 대해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국계 펀드와 연계한 국내 PEF까지 우량중소기업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어 기업들의 각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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