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사태 목격자 진술...대한항공 오너체제 위기

  • 등록 2014-12-14 오전 10:58:57

    수정 2014-12-15 오후 4:05:20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대한항공 ‘오너 체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사건 직후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신이 맡고있는 모든 계열사 직책을 내려놓게 됐다.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공식석상에서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에서 내렸던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폭로하고 목격자까지 나오면서 사태는 후반전으로 돌입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12일 KBS와 인터뷰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욕설을 하고 폭행까지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이러한 내용과 함께 사측으로부터 심적 압박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여기에 조현아 전 부사장의 앞자리에 있던 1등석 승객 박모 씨도 13일 서울서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기자들과 만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승무원에게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밀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사무장을 상대로 욕설과 폭행을 했는지 묻는 말에 “처음 듣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사태가 진실게임과 형사사건 양상으로 치닫는 대목이다.

만일 조사를 통해 박창진 사무장과 목격자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면 단순히 조현아 전 부사장 개인의 그릇된 행동이라는 차원을 넘어 대한항공과 오너 일가도 도덕적인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땅콩사건’으로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내난동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나아가 조직적 증거인멸과 거짓진술 강요 등으로 관련 임원 등도 줄줄이 처벌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97년 괌 추락사고(225명 사망) 이후 1999년 상하이 추락사고,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 구속 등 악재가 쏟아졌다.

이후 대한항공은 경영체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땅콩 리턴’ 사건은 일순간에 이런 노력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이번 위기를 대한항공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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