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독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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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포드를 고객사로 확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시장을 확실히 선점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직접 찾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LG화학의 시가총액은 한때 4위까지 치고 올랐다.
그런데 이제 시작이라니. 김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2006년 5000억원에서 2007년 1조원, 2008년 1조4000억원, 지난해 2조10000억원으로 매년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 배터리와 LCD 유리기판 등 신사업 분야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사업의 실적이 가시화되면 더 큰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27일 저녁 서울 여의도 LG화학(051910)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기록한 만큼 연말에는 최소 2조5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이어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조립을 잘해야 하기 보다는 배터리의 소재를 바꿔야 한다"며 "여기서 화학업체가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전에 배터리 사업은 전자업체가 해왔지만 지금은 다우케미칼, 바스프 등 세계적인 화학업체들이 진출하는 등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고객사에 대해서는 "GM보다 더 큰 고객사를 포함해 유럽, 일본 등 3~4곳과 이미 계약을 마쳤지만 발표는 못한다"며 "고객사인 자동차업체들이 광고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타이밍을 기다리면서 노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096770) 등 전기차 배터리 후발업체에 대해서는 "외부에서는 경쟁구도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재미있을지 몰라도 그 회사가 만든 배터리가 들어간 자동차가 언제부터 얼마나 생산될 계획인지 물어보라"며 선발업체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캐시카우인 석유화학의 하반기 시황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에도 계속 투자하고, 이익을 내겠지만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정보전자, 배터리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면서 "보는 시각을 달리 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화학기업을 `상품 위주의 기업(commodity)`, `특화상품 위주의 기업(specialty)`, `다각화된 기업(diversified)`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LG화학은 세 번째 분류에 해당되고, 세계적으로 이 부문에서 8~9등 하는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매달 중국을 방문한다는 김 부회장은 "LG화학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면서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않고 사업을 계속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어떤 유형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사원을 사랑하고, 회사가 잘 되는 데에만 시간을 쏟는 모범적인 CEO"라고 자부했다.
그는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