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학력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7월16일 비밀리에 미국으로 출국했던 신정아(35)씨가 16일 두 달 만에 전격 귀국,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에 응했다.
신씨 비호 의혹을 받고있는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신씨와 출석날짜를 맞춘 듯 이 날 검찰 소환을 받고 서울서부지검에 모습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그 동안 제기됐던 숱한 의혹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문 모습도 같았다. 검찰 소환에 임하는 자세가 마치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변 전 실장과 신씨의 변호인은 서울 서초동의 같은 건물, 같은 층을 사용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자신의 부산고 동창인 김영진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신씨는 김 변호사 바로 옆 사무실의 박종록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내세웠다.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를 지낸 박 변호사는 신씨와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신씨를 위해 변 전 실장이 김 변호사에게 신씨의 대리인 선임을 의뢰했고, 김 변호사는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공동대응할 수 있는 지근거리의 박 변호사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변 전 실장이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에 모습을 드러낸 직후 박 변호사가 서둘러 일본으로 출국한 대목도 예사롭지 않다. 신씨는 귀국에 앞서 일본에서 박 변호사를 만나 검찰 조사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실장이나 신씨가 각종 의혹에 대해 함구나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도 검찰 조사에 공조(共助)하는 모양새로 읽힌다. 변 전 실장은 이날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입을 열지 않았고, 신씨도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신씨는 귀국 직전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메일은 전시와 관련한 업무나 안부 등을 주고받은 게 전부"라며 "진짜 연인 사이였다면 (흔적이 남는 이메일을 주고받지 않고) 더욱 조심했을 것"이라고 변 전 실장과의 '밀접한 관계'를 잡아뗐다. "배후가 변 전 실장 정도라면 수도 없이 많다"라고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의 혐의를 입증할 상당한 증거와 진술이 확보돼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사전에 입을 맞추고 관련 혐의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할 경우 수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신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를 입증할 물건(보석 목걸이?)을 찾아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신씨는 "그림을 선물한 데 대한 보답으로 받은 것"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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