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화성공장 생산 재개..협력업체 농성 해제

기아차 정규직 노조가 나서 사태해결..3일부터 라인 정상 가동
기아차 노사, '기아비전 2010'으로 노사 협력 강화키로
  • 등록 2007-09-02 오전 11:34:44

    수정 2007-09-02 오전 11:48:50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지난 일주일간 기아차 화성공장 도장라인을 점거, 농성을 벌였던 기아차 화성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이 점거농성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 화성공장은 일주일만에 다시 생산을 재개, 오는 3일부터 모든 라인이 정상 가동된다.

기아차(000270)는 지난 1일 0시부로 일주일간 생산 차질을 빚어오던 협력업체(도급사) 화성공장 점거농성 사태가 해결돼 오는 3일부터 모든 생산라인이 정상 가동된다고 2일 밝혔다.

기아차는 "이번 사태의 해결에는 기아차 노조가 앞장 섰다"며 "협력업체 노조의 무리한 집단교섭 요구, 불법 라인점거로 인해 기아차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상황이 길어지자 '우리 회사는 우리가 살려야 한다'는 기아차 노조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협력업체 노조의 불법 점거농성 중단을 촉구했고 급기야 지난달 31일에는 기아차 노조 집행부 전원이 점거 현장을 방문, 협력업체 농성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불법 점거한 도장공장에서 철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었다.

결국 지난달 31일 자정 협력업체 노조원들이 이를 받아들여 그동안 불법으로 검거하고 있던 도장공장에서 철수해 사태가 해결됐다.

한편, 지난달 23일 기아차 화성공장 협력업체 직원 100여명은 ▲협력업체의 집단교섭 ▲기아차와 동일임금 ▲상여금 700%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도장공정을 점거,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도장공정은 인화물질이 많아 노조의 파업시에도 금기시되는 공정이어서 정규직 노조에서도 격앙된 목소리를 보이는 등 사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당시 기아차는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는 기아차 비정규직원이 아닌 도급업체 근로자들이며, 이들의 원청사 무단 점거는 명분 없는 불법 점거"라면서 "이들이 정전기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있는 도장공장을 점거하는 등 과격한 농성을 진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혀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모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기아차 정규직 노조가 나서 협력업체 직원들을 설득, 결국 화성공장의 생산라인이 다시 가동되게 된 것.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사태 해결에 기아차 정규직 노조가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노조원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생산 현장을 지켜야겠다'는 입장을 보임으로써 앞으로 생산 현장이 한층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아차 노사는 지난 30일 올해 임금협상 조인식을 갖고 우리사주조합과 함께 조만간 '기아비전 2010'의 발족식을 개최, 기아차의 미래를 위해 노사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기아비전 2010'은 기아차 노사와 우리사주조합이 합심해 ▲장기비전확보 ▲희망의 일터조성 ▲판매경쟁력강화 ▲디자인경영 ▲원가혁신 등을 통해 2010년까지 기아차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다.

김상구 기아차 노조지부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협상에 최선을 다해준 회사측에 감사한다"며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나 노사 모두 고군부투해서 내년 임단협 때는 노조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협상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올해 임금교섭은 노사가 많은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기아차의 기초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며 "수레의 양쪽바퀴와 같은 노사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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