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수혜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티룸·스터디카페 등 신규 업종에서 널리 쓰이는 전자결제대행사(PG사)를 통한 매출액을 정부가 인정해주지 않아 지원금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PG사를 통한 매출액도 인정하기로 했지만, 자영업자들은 받았어야 할 돈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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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 17일부터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기업·소상공인에게 5차 재난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전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빠진 업주들은 “이번에도 못 받는 것 아니냐”라고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무인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부금(54)씨는 매달 세금을 꼬박꼬박 냈는데도 매출이 ‘0원’이라고 집계돼 지난 4차 재난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최씨의 스터디 카페는 무인 방식으로 운영돼 PG사를 통한 모바일 앱 카드 결제 방식으로만 운영되는데, PG사 매출이 따로 산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억울한 최씨는 PG사에서 받은 매출 내역을 제출했지만 “카드대금 매출 내역이 ‘0’이라 코로나19 이후 매출액이 줄었다고 판단할 기준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탈세범이 된 것 같다는 최씨는 “세금을 냈는데 어떻게 매출이 ‘0원’으로 나올 수 있는지 답답하다”며 “요즘은 현금이 아닌 모바일 결제가 대세인데 어떻게 이 부분을 반영하지 않을 수가 있냐”라며 울컥했다. 이어 최씨는 “우리처럼 신용카드가 아닌 PG사를 통한 결제 방식으로만 운영하는 업체 중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은 곳도 일부 있다”며 지원금 지급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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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PG사 매출 발생분이 재난지원금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입장이다. 파티룸을 운영 중인 조지현(47)씨는 “우리 매장은 PG사 결제와 카드 결제 비율이 7대 3 정도로 PG 결제가 많다”며 “네이버페이나 스페이스클라우드 등 새로운 결제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 현장 상황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 파티룸 3곳을 개업했다는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네이버페이, 스페이스클라우드를 통한 매출 비중이 99%인데 공무원들이 이걸 전혀 모른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방역지침도 문제지만 재난지원금 지급마저 소외되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 못 받은 부분에 대한 소급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관계자는 5차 재난지원금에는 PG사 매출 등을 폭넓게 적용할 예정이지만 지난 ‘미지급분’에 대한 일괄 소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억울한 분이 있을 수 있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는 결제 대행 등 매출액을 더욱 폭넓게 인정하기로 했다”며 “또 코로나19 이후 개업한 분들이 많아 매출액이 10% 이상 감소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괄 소급적용은 불가하며, 이전 수령 대상이었는데 행정 실수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추후 민원 제기를 통해 지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요즘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추세니 정부에서 이 부분에서 재난지원금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면 업주들이 못 받은 돈을 나중에라도 지급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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