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공매도 금지’를 6개월 추가 연장한 직후 내놓은 ‘10문 10답’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던진 물음이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감안하고, 공매도 제도 개선도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치권도 아닌 금융당국이 유권자의 마음을 뜻하는 ‘표심(票心)’이란 단어를 선택한 것은 현 정부가 이번 결정에 표를 의식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관련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탄생한 이른바 ‘동학개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가 주축인 동학개미들은 코로나19로 폭락한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자본 축적의 기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올 3월 중순 코스피 지수가 1400대까지 추락하자 삼성전자(005930)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를 시작해 다양한 영역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는 2018년 주식 액면분할(50분의 1) 직전 15만명 수준에서 올 6월말 145만명으로 10배 가까이 늘며 전자투표제 도입까지 이끌어냈다.
금융당국에서도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공모주 청약에서 소액투자자 배정 물량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광재(강원 원주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량 공모주에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 소득창출 기회를 마련한다면 BTS(방탄소년단) 주식을 우리도 살 수 있지 않겠느냐”며 힘을 보탰다.
동학개미는 잃어버린 ‘내 집 마련’ 희망을 주식 투자로 되살려보려는 20·30세대들이 대다수다. 이들은 어떤 세대보다 ‘공정한 시장 경쟁’을 원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동학개미들의 표심만 의식한 인기 영합 정책을 남발하지 말고, 건전한 투자가 주식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의 기회로 삼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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