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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오후 2시 고유정에 대한 여섯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범행 당일 고유정이 펜션 주인과 통화한 음성이 공개됐다. 사건 당일 고유정과 펜션 주인이 전화 통화한 것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을 전후로 모두 3건이다.
펜션 주인은 고유정에게 펜션 생활에 필요한 정보 등을 알려주기 위해 3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 고유정은 오후 8시43분 첫 통화에서 펜션 주인에게 “잘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애를 봐야 해서 조금 뒤에 다시 전화드려도 될까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오후 9시50분, 마지막 통화에서도 고유정의 아들이 먼저 전화를 받았다. 고유정 아들은 엄마를 찾았고, 고유정은 2분 정도 지난 후에 전화를 건네받았다. 고유정은 펜션 주인과 통화하기 전 아들에게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요”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이어 고유정은 펜션 주인에게 전화를 늦게 받은 이유에 대해 “(아이와) 물감놀이를 하고 왔다”고 둘러댔다.
검찰은 당시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을 이미 살해한 뒤 욕실로 옮겨 흔적을 지우고 있었던 때로 보고 있다. 피해자를 살해한 직후였지만, 고유정은 밝은 목소리로 웃음을 보이며 펜션 주인과 통화했다. 검찰은 고도의 평정심을 유지한 고유정의 이 같은 모습을 중요한 범행 증거로 보고 있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6월1일 충북 청주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제주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