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초대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 국정교과서 폐지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 등 많은 점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국민들의 눈과 귀를 확 잡아당긴 것은 편안하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모습이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격식과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실천이었다. 특히 ‘파격과 소통’으로 이어진 문 대통령의 행보는 언제 어디서나 뉴스를 만들어냈다. 문 대통령의 파격행보는 9일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아름다운(?) 조우를 통해 이미 조짐이 드러났다.
5월 9일, 경선 라이벌 안희정 충남지사와 볼뽀뽀
5월 9일 대선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제19대 당선보다 더 화제를 모은 것은 이른바 ‘볼뽀뽀’ 사건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 당선 기념행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 대통령의 얼굴을 손으로 잡고 볼에 뽀뽀를 건넨 것. 문 대통령은 파안대소했고 안 지사는 ‘충남주사’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과 안 지사의 뽀뽀 장면은 민주당의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진이 됐다. 다음날 미국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 1면에 게재되는 등 외신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5월 10일, ‘사저 출근길’ 시민들과 악수하고 웃으며 셀카
5월 11일, 靑참모진과 테이크아웃 커피 들고 산책
문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11일 청와대 신임 참모진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행보에서 가장 대중의 관심을 받은 것은 청와대 경내 산책 장면이었다. 식사를 마친 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은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본관을 나섰다. 모두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활짝 웃는 모습으로 나란히 청와대 경내를 걸었다. 차담회 장소인 통나무 아래에서는 내각 여성인재 참여 비율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5월 12일, 靑직원들과 구내식당서 3000원 메밀국수 오찬
5월 13일, 대선 당시 마크맨과 북악산 등반
대통령 취임 이후 매시간 단위로 강행군을 이어온 문 대통령에게 하루 휴가가 주어졌다. 13일 토요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주말에는 제발 쉬시라”는 참모들의 건의를 맞아 들였지만 또 일을 만들었다. 대선 기간동안 문 대통령을 전담 취재한 기자, 이른바 ‘마크맨’들과 북악산 등산에 나선 것. 등산이 취미인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식사를 함께 했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청와대 관저로 이사를 준비하면서 훈훈한 미담을 만들어냈다. “한 끼도 못먹었다”며 배가 고프다던 한 민원인의 항의에 라면을 대접했다.
5월 14일, 유기견 토리 입양…세계 최초 ‘유기견 퍼스트독’ 탄생
청와대는 14일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기견인 ‘토리’를 입양키로 하고 입양 시기와 방법, 청와대 데려오는 일자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 토리는 2년 전 도살되기 전에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는데 문 대통령은 당선되면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밝혔다. 입양 절차가 마무리되면 토리는 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자택에서 키우던 개 ‘마루’와 더불어 세계 최초로 유기견 ‘퍼스트도그’(First Dog)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