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의 진화]② "IT 기술 이용한 정보교류와 네트워킹이 판교 창업의 강점"

판교 입주 선후배 기업 "IT기업이 아닌 기업가정신의 도시"
창업 허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선배기업 직접 후배기업 발굴해 멘토링 지원도
  • 등록 2016-01-26 오전 7:00:00

    수정 2016-01-26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철근 유근일 기자] 판교테크노밸리(이하 판교밸리)가 짧은 시간 안에 한국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의 요람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서울과 인접했다는 입지조건 △동종업계의 집적효과에 따른 시너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 가운데 판교에서 사업을 시작한 새내기 기업인들은 집적 효과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핀테크 분야에서 주택가격 자동평가모형을 개발한 맹준영(40) 공감랩 대표는 “IT(정보기술)관련 업체들이 판교에 모여 있어 원스톱 미팅과 유사업종과의 협업이 쉽게 가능하다”며 “경쟁사, 엑셀러레이터들도 함께 몰려있어 네트워킹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 조감도. 자료=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집적효과로 정보교류의 장 역할 ‘톡톡’

IT·CT(문화기술) 등 첨단업종 기업이 대부분인 판교밸리는 정보교류가 원활하다는 게 이곳 입주 기업인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업사이클(안쓰는 물건에 새로운 기술 및 디자인을 적용해 신제품을 만드는 기술) 기업 ‘다시’를 운영하는 문다희(27) 대표는 “판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각종 정보를 교류하려는 성향이 강해 창업 초기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판교에 입주한 기업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지원받아 새로운 아이템으로 만드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멘토링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판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입주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판교 지역 창업자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센터 1층에 마련된 버스 모양 개인 회의실은 투자 유치를 원하는 기업들이 사업 개요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인다. 넓은 공간 구석구석에 마련된 소파는 단잠을 청할 수 있는 침대가 되기도 한다. 센터 가까이에 위치한 네오위즈게임즈(095660)NHN엔터테인먼트(181710), 넥슨의 1층 카페 역시 센터를 찾은 예비창업자들의 회의실이 되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즐비

판교밸리는 특히 새내기 사업가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다가선다. 각종 지원프로그램이 즐비해 현재 개발중인 제품 및 기술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고 자금 유치를 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소프트웨어 융합클러스터를 운영해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게임분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창업 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과기원 관계자는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스파크랩, 액트너랩 등 국내 최고의 엑셀러레이터들과 함께 글로벌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과기원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까지 31개 스타트업에 총 8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도 내달 개소를 목표로 스타트업 캠퍼스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경기과기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융합분야 예비창업자 및 초기 창업기업 35개를 입주시킬 계획”이라며 “현재 입주 목표보다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하는 등 스타트업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기관뿐만 아니라 넥슨이 운영하는 ‘넥슨앤파트터즈센터’, 네오위즈의 ‘네오위즈게임즈네오플라이’ 등 민·관에 걸쳐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기업에게는 ‘기회의 땅’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창조경제센터에 따르면 센터가 지원하는 46개 창업기업 중 16개 기업은 지난해 총 149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경기창조경제센터 관계자는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에게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사업들이 있다는 점이 경기센터의 장점”이라며 “올해는 IT 융합 신산업 육성과 글로벌 진출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각종 지원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후배기업 발굴·일자리 창출 나서는 선배 기업인들

판교밸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선배 기업인들이 후배 기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민우(53·사진) 다산네트웍스(039560) 대표는 회사 1층에 초기 기업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호코스, 라이크랩, 파이어넷, 다산카이스 등 2013년 하반기부터 다산타워 1층에 입주한 기업만 14개에 이른다.

정재환(32) 호코스 대표는 “IT 업계 모임에서 만나게 된 남 대표의 배려로 다산 사옥에 입주하면서 사업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며 “언제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문을 열어줬고 때때로 점심을 함께 하며 조언을 구하곤 한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판교로 사옥을 옮긴 이후 스타트업·벤처기업 등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크게 늘었다”며 “판교 지역 내에 창업을 꿈꾸는 똑똑한 친구들도 많은 만큼 판교 지역내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하는 데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망한 기업들도 여럿 판교를 찾아 새롭게 오고 있는 만큼 판교 지역을 기반으로 한 많은 판교 지역 내 많은 기업들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를 비롯해 판교밸리 입주 대표기업 70곳이 지난해 3월 발족한 ‘판교 글로벌리더스포럼’은 입주기업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일자리 창출형 창업을 지원하는 등 국가경제발전 및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하고있다.

2014년말 현재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규모별 현황. 자료= 경기과학기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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