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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GS샵이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 직구 구매대행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최근 신세계(004170)까지 온라인 복합쇼핑몰 ‘SSG닷컴’에 해외 직구 전문관을 오픈했다.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신세계는 입점 브랜드가 내는 수수료로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같은 브랜드 제품을 해외 직구로 싸게 들여와 파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며 “신세계는 해외 직구 사업을 시작하면서 백화점에 입점한 관련 업체들에 최소한의 사전 동의나 양해조차 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수입 업체들에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비교가 안 되는 ‘가격’과 ‘서비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저렴하다. 신세계는 직구몰에서 100여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데 여기에는 겐죠, 발렌시아가 등 명품과 노비스, 무스너클, 알파인더스트리 등 고급 브랜드에 클락스, 닥터마틴, 컬럼비아, 버켄스탁 등 중가 브랜드가 다수 포함돼 있다.
여기에 7~10일 안팎으로 걸리던 배송기간을 4~7일로 단축하고 구매 금액이 1만원 이상이면 무료로 배송까지 해준다. 통상 4~5만원이 넘었던 반품 배송비도 해외와 국내 배송에 드는 비용을 모두 포함해 2만3000원으로 확 줄였다. 종전에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하며 개별적으로 부담했던 관세와 부가세 등 세금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켜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를 개선한 것도 차이다. 여기에 정품 여부는 회사가 보장한다.
그동안 해외직구는 질 좋은 해외 유명 상품을 국내에서보다 싸게 살 수 있지만, 나라별로 다른 관세와 부가세, 배송비까지 따져가며 결제해야 하고 주문한 물건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어렵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정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고, 혹 가품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피해를 보상받기 어려워 해외직구를 꺼리는 이들도 상당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는 측면에서 대기업의 해외 직구 시장 진출은 수입업체들에 기존 병행수입·구매대행 등과 달리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한 대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 등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비교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고 말한다.
신세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의 성장이 멈춘 데 반해 온라인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입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몰을 따로 두고 있는 것처럼 백화점도 시대적 흐름과 고객 요구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것 일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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