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의 고성능 브랜드 M 연구소장을 지낸 비어만 부사장은 현대차가 지난해 말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영입한 전문가다. 그는 이날 현대차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팬을 만들기 위한 차”라는 N 브랜드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콘퍼런스 직후 N의 첫 모델 출시 시기를 비롯해 △엔진 독자 개발 △서킷을 달릴 수 있는 차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고성능개발센터와 독일 뤼셀스하임 개발팀의 협업이라는 N 개발의 주요 방향성을 공개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독자 개발 가능 여부를 묻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미 터보 엔진과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등 다양한 기술을 갖추고 있고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경험을 갖고 (일을) 빨리 배우는 엔지니어가 있다”고 부연했다.
일손이 모자를 때 외부의 손을 잠시 빌릴 순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성능 엔진 독자 개발 역량은 충분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N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남양 고성능개발센터에서 2년째 N을 개발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뤼셀스하임 연구개발센터에 팀을 만들고 있다”며 “두 팀이 함께 협조해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N은 남양연구소를 머릿말과 함께 독일 서킷 뉘르부르크링을 뜻한다. 남양에서 초기 개발을 하면 뤼셀스하임에서 다듬고 뉘르부르크링에서 시험해 완성하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i30 기반의 i30N이 첫 N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5월 i30 레이스카를 앞세워 차량의 내구력을 겨루는 독일 24시간 뉘르브르크링 내구레이스(VNL) 에 참가한 바 있다.
그는 “아직 차종이나 가격, 파워트레인 같은 부분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조금만 기다려주면 곧 고객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과의 만남을 언급한 것은 2017년 선보일 첫 N이 콘셉트카가 아니라 실제 판매하는 양산차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비어만 부사장은 “서킷 기록 갱신보다는 운전의 즐거움이 가장 중요하다”며 “서킷에 현대차의 N을 올리고 더 많은 사람이 N을 통해 운전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스로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의 N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N은 전 부문에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며 “경영진과 잦은 의사소통이 필요없을 정도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을 영입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영입했다.
31년 동안 BMW에 몸담았던 그가 현대차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도 현대차와 정 부회장의 고성능차에 대한 비전이 그와 잘 맞았기 때문이다.
비어만 부사장은 고성능차 개발을 주도하는 동시에 남양연구소 내 주행성능개발과 차량시험 등 3개 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N 출시는 당장의 판매 선택폭 확대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는 효과도 있다.
그는 “현대차는 최근 유럽에서 스포티하고 젊은 이미지로 각광받는 기아차와 달리 스포티지와 달리 스포티한 느낌은 아니다”라며 “N 개발은 현대차 전체의 고효율·고성능 차 개발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나마 입사 전후의 소감도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입사 전에는 현대·기아차를 잘 몰랐다”며 “”(입사 후) 최근 현대차의 젊은 차와 기술을 살펴본 결과 성공적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이번 모터쇼에는 N 브랜드의 핵심 부분을 총괄하게 될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총괄 부회장과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도 참가해 비어만 부사장과 앞으로의 연구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김형욱 기자)
|
▶ 관련기사 ◀
☞[향토 강소기업 탐방]①자동차 전장부품서 부활 꿈꾸는 대우전자부품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종횡무진' 비어만 현대차 부사장.. 기아차 부스 깜짝 등장
☞비어만 현대차 부사장 “N 통해 서킷 주행 가능한 차 선보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