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건설이슈]"해운업 때문에"…상반기 수익성 악화된 건설업

  • 등록 2015-09-05 오전 8:51:08

    수정 2015-09-05 오전 8:51:08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최근 국내 건설시장은 활기가 넘칩니다. 아파트 분양이 잘 되면서 일거리가 늘어났기 때문이지요. 주택사업이 잘 되자 땅, 상가, 오피스 등 연쇄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경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늘리면서 공공공사도 많아졌고, 8·15 특별사면 일환으로 담합에 따른 입찰제한도 풀어주면서 겹경사를 맞았습니다.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예전보다 나빠졌다고는 하지만 당장 실적에 반영되는 것이 아닌 만큼 상반기 건설사들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일이 생겼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거래소에 등록된 상장 건설사들의 올 상반기 수익성 지표가 오히려 악화된 겁니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1일 발표한 기업공개 건설사(128개사) 경영성과 결과에 따르면 건설업계는 상반기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안정성 지표 뿐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나빠졌습니다. 안정성 지표 중 부채비율은 전년동기 대비 6.5%포인트 증가한 170.3%, 유동비율은 전년동기대비 6.1%포인트 감소한 117.3%로 각각 악화됐습니다.

수익성 지표 중 영업이익율도 전년동기대비 3.4%포인트 감소한 -2.7%로 영업 손실이 발생했지요. 세전순이익율은 지난해 보다 2.9%포인트 감소한 -4.2%를 기록해 수익성이 상당 부분 악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나오는 아파트들은 청약율뿐 아니라 실제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고, 줄어드는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바로 수익성 지표에 잡히는 것도 아닌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유는 해운업과 건설업을 겸업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통계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기업의 해운업 불황에 따른 발주물량 축소와 저유가로 인한 해양플랜트 사업실적 부진 등으로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실제로 상반기 건설부문이 있는 한진중공업은 6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STX조선해양도 265억원이 적자였습니다.

반면 겸업 건설사들을 제외한 건설전문업체의 영업이익율만 보면 오히려 전년동기보다 1.2%포인트 증가한 1.9%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옵니다. 건설전문업체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차입금 상환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로 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40.5%)보다 161.7%포인트 증가한 202.2%로 상당부분 좋아졌습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운업의 실적 부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건설전문업체들도 저유가, 유로화 및 엔화 약세, 미국 금리 인상 여부 등에 따른 다양한 대책 마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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