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도 악보도 없이 오직 바이올린 하나로

바흐·이자이 12곡 독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교수
  • 등록 2007-10-11 오전 10:20:00

    수정 2007-10-11 오전 10:20:00

▲ 바흐·이자이의 무반주 곡을 완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씨.
[조선일보 제공] ‘바이올린 독주회’라는 말에는 사실 모순이 숨어있다. 리사이틀에도 피아노라는 동반자가 늘 함께하기 때문이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두오 연주회’라는 말이 가장 정확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정 바이올리니스트가 독주(獨奏)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6곡), 이자이의 무반주 소나타(6곡)가 대표적이다. 반주도 악보도 없이, 연주자는 객석 중앙에서 오로지 관객들만 바라보고 홀로 서야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교수(서울대)가 바흐와 이자이의 12곡을 하루에 모두 연주한다. 연주만 4시간 30여 분. 연주회만 낮 3시와 저녁 7시30분으로 2차례로 나눠서 치르는 장정이다.

왜 그렇게 음악인들은 완주(完奏)에 탐을 낼까. 백 교수는 “연주자에게 도전은 곧 활력과 같은 말이다. 가끔씩 왜 이렇게 무리할까 후회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젊은데 한번 해 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29세 때인 지난 2005년 서울대 음대 교수에 임용되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그동안 피아니스트들이 홀로 연주해야 하는 부담을 호소할 때 남 이야기처럼 들렸는데, 이제는 내 이야기가 됐다”고 했다.

바로크 시대의 독일 작곡가 바흐(1685~1750)와 벨기에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이자이(1858~1931) 사이에는 얼핏 시대상으로도, 국적으로도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백 교수는 “바흐의 작품을 흠모했던 이자이가 바흐의 작품 구조를 따라서 쓴 곡이 무반주 소나타 6곡”이라고 말했다. 이자이의 소나타 1번은 바흐의 소나타 1번과, 이자이의 소나타 2번은 바흐의 파르티타 3번과 맥이 닿고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연주회 1부에서 바흐와 이자이의 곡을 나란히 들려주며 음악적 연관을 찾는다. 백 교수는 “음악 속에 숨어있는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20일 오후3시·7시30분 금호아트홀. (02)6303-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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