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8개국들이 자발적 감산 시한을 연장했으나 전 세계 석유 수요 불확실성이 단기 유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 수급 전망이 개선되기 전까진 유가의 하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OPEC+의 11월까지 자발적 감산 시한 연장에도 석유 수요 불확실성이 단기 유가를 위협하고 있다”며 “단기 원유 투자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하고 남은 하반기 동안 WTI 가격 예상 범위를 60~80달러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 (그래프=NH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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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원자재 시장(S&P GSCI 기준) 수익률은 -4.69%였다. 황 연구원은 “미국 8월 제조업 PMI에 이은 고용지표 부진이 한 달 만에 경기 침체(‘R’ecession) 공포를 다시 소환했다”며 “글로벌 경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에너지와 산업금속 섹터가 주간 각각 7.12%와 3.81%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간 귀금속과 농산물 섹터는 보합을 보였다. 9월 FOMC에서의 Big Cut(50bp 인하) 확률 확대 속 달러지수 약세가 이들 원자재 섹터에선 하단을 방어하면서 주간 하락 폭을 제한했다는 평가다.
황 연구원은 미국 중심의 원유 재고 감소세에도 국제 유가의 약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WTI 가격은 다시 배럴당 70달러를 밑돌고 있으며, OPEC+ 8개국의 자발적 감산 시한 연장(9월→11월) 호재를 압도하는 유가의 하방 압력이 남아 있어 단기 원유 투자에 대한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남은 하반기 동안 WTI 가격 예상 범위도 60~80달러(기존 70~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우선 드라이빙 시즌을 지나 석유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 동안은 OPEC+ 자발적 감산 시한 연장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봤다.
황 연구원은 “같은 기간 50p를 밑도는 글로벌 제조업 PMI 부진 속 경기 침체 우려는 석유 수요 전망을 더욱 약화하는 유가의 하방 압력 요인”이라며 “원유 60달러선 WTI 가격에선 미국 석유 기업들의 채산성도 악화, 유가에 반영된 공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석유 수급 전망이 개선되기 전까지 유가의 하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